Starnews

"손 덜덜 떨더라, 얼마나 애절함 있으면..." 다시 얻은 기회, '1이닝 9실점' 선발에서 160㎞ 불펜 대반전 이룬 사연 [미야자키 현장]

발행:
미야자키(일본)=양정웅 기자
롯데 윤성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롯데 윤성빈. /사진=김진경 대기자

첫 선발 등판에서 손을 덜덜 떨 때만 해도 사령탑마저 어두운 미래를 예상했다. 하지만 윤성빈(26·롯데 자이언츠)은 모든 걸 이겨내고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윤성빈은 31경기(1선발)에 등판, 1승 2패 평균자책점 7.67의 성적을 거뒀다. 27이닝 동안 44개의 삼진과 20개의 볼넷을 내줬고,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70, 피안타율은 0.245를 마크했다.


높은 탈삼진 비율(9이닝당 14.7개)과 낮은 피안타율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결과는 아니다. 주로 중간계투로 나왔지만 홀드나 세이브도 하나도 없었다. 그렇지만 윤성빈의 2025시즌을 실패로 규정지을 사람은 많지 않다. 그만큼 희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윤성빈은 이듬해 1군에 데뷔 후 미래 선발 자원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부상과 부진 등이 겹치면서 1군에서 단 3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나 했던 그는 올 시즌 2군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롯데 윤성빈이 5월 20일 사직 LG전에서 2회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5월 20일 사직 LG 트윈스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한 윤성빈은 첫 타자 박해민을 삼진 처리했지만, 이후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를 보였다. 중계화면에 손을 덜덜 떠는 장면까지 포착되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었고, 결국 1이닝 4피안타 7사사구 2탈삼진 9실점으로 무너졌고 다음날 1군에서 제외됐다.


최근 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시에서 열리고 있는 롯데의 마무리훈련에서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2군에) 내려갔을 때는 '끝이다' 싶었다"고 고백했다. 투구 내용도 좋지 않았고, 긴장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여기서 김 감독은 윤성빈의 진심을 느꼈다. 그는 "손을 덜덜덜 떠는 걸 봤다. '야, 얼마나 애절함이 있었으면 저렇게 떨까' 싶었다"며 "그래서 기회를 한 번 더 주자고 했다"고 말했다. 대신 선발이 아닌 불펜이었다. 그는 "선발투수는 경기 운영을 해야 하지만, 중간투수는 가운데만 보고 던져서 결과가 바로바로 나온다"며 이유를 밝혔다.


롯데 윤성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2군에 내려간 윤성빈은 시속 159km까지 뿌리는 등 다시 주목받았고, 6월 중순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6월 22일 사직 삼성전에서 246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등 1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후로는 실점이 늘어나긴 했으나 예전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9월 26일 사직 삼성전에서는 트랙맨 데이터 상으로 시속 160.2km까지 찍었다.


김 감독은 "(윤)성빈이는 이제 '볼이면 볼이고, 스트라이크 되면 스트라이크다' 이런 좋은 마인드가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윤성빈의 대반전은 동료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됐다. 함께 2군 생활을 했던 좌완 홍민기는 "초반에 잘 안 될 때는 같은 투수로서 안타까움이 있었다. '터질 때가 됐는데' 했는데 결국 잘하더라"라며 "성빈이 형이 던지는 걸 보며 나도 욕심이 생긴다. 옆에서 160km를 던지니까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롯데 윤성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르세라핌 사쿠라-홍은채 '러블리 핌둥이!'
솔지 '미미 카리스마'
베일드 뮤지션, 믿고 보세요
BTS 뷔 '가려도 조각미남'

인기 급상승

핫이슈

연예

뉴진스 5인 전원 어도어 복귀

이슈 보러가기
스포츠

'김혜성도 우승 반지' 다저스, 토론토 꺾고 월드시리즈 제패

이슈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