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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무너지는 줄 알았다" 선수 생명까지 위기였던 조규성 '대반전 드라마'

발행:
김명석 기자
후반 손흥민 대신에 투입된 조규성이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FIFA 랭킹 76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골을 성공시킨후 세상을 다 가진듯 자축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후반 손흥민 대신에 투입된 조규성이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FIFA 랭킹 76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골을 성공시킨후 세상을 다 가진듯 자축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후반 손흥민 대신에 투입된 조규성이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FIFA 랭킹 76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골을 성공시킨후 세상을 다 가진듯 자축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 조규성(27·미트윌란)에게 지난 1년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지난 2024년 여름 수술대에 올라 무릎 수술을 받은 뒤 합병증으로 오직 재활에만 매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4~2025시즌 조규성의 공식 경기 출전 기록이 '0경기'인 것도 한 시즌 전체를 통으로 날린 탓이었다.


조규성은 재활에만 전념하던 시기를 돌아보며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다시는 축구를 하지 못할까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축구선수로서 전성기에 접어드는 나이에 찾아온 예기치 못한 악재, 그라운드가 아닌 병원에서 재활에만 몰두하던 시간은 그의 선수 생명의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조규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재활에 전념하면서도 그라운드로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빠진 근육을 되찾기 위해 웨이트에 전념하는 등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덕분에 조규성은 지난 8월, 무려 447일 만에 공식 경기에 출전하며 복귀를 알렸다. 나아가 그는 복귀 한 달 만에 기적의 골까지 터뜨리며 부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조규성은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리면서 소속팀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제한적이었던 출전 시간도 점차 늘더니, 지난달 말에는 부상 복귀 후 첫 풀타임까지 소화했다. 이번 시즌 공식전 기록은 16경기 4골. 월드컵 경험이 있는 장신 공격수의 상승세는 홍명보호 승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3월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이후 1년 8개월 만이었다.


1년 8개월 만에 축구대표팀에 복귀한 조규성.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다만 대표팀 소집 당시만 해도 출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과 오현규(KRC헹크),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최전방에 설 자원들이 넘쳤다. 홍명보 감독 역시도 "경기 감각이 완전하진 않았다. 대표팀의 기운을 받고 다시 소속팀에서 힘을 낼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면서 "이번 소집에선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출전보다는 소집 자체에 의미를 둔 선택으로 보였다.


그러나 대표팀 발탁 직후 "몇 분이라도 뛰고 싶다"고 밝혔던 조규성의 간절함이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전, 1-0으로 앞서던 후반 31분 조규성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무려 598일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순간이었다.


최전방에 선 조규성은 빠르지는 않지만 부지런한 활동량으로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들을 압박했다. 그리고 후반 43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의 땅볼 크로스가 수비수에 맞고 굴절돼 문전으로 흐르자, 상대 수비수와 경합을 이겨낸 뒤 기어코 슈팅까지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통해 먼저 자리를 잡고, 넘어지면서까지 슈팅해 기어코 득점으로 연결했다. 문전에서의 집중력과 집념으로 만들어낸 득점이자,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이후 1년 10개월 만에 터뜨린 A매치 골이었다.


후반 손흥민 대신에 투입된 조규성이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FIFA 랭킹 76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골을 성공시킨후 세상을 다 가진듯 자축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후반 손흥민 대신에 투입된 조규성이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FIFA 랭킹 76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골을 성공시킨후 세상을 다 가진듯 자축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후반 손흥민 대신에 투입된 조규성이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FIFA 랭킹 76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골을 성공시킨후 세상을 다 가진듯 자축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스스로도 "경기에 뛸 줄 몰랐다"고 했던 경기에 깜짝 출전한 뒤 직접 골까지 터뜨렸으니, 조규성의 감정도 북받친 듯 보였다. 관중들을 바라보고 펄쩍 뛰며 포효하던 조규성은 이내 동료들의 쏟아지는 축하 속 환한 웃음을 지었다. 무릎 수술 이후 합병증, 그리고 1년 3개월에 걸친 재활로 완전히 꼬여있던 커리어 매듭을 하나둘씩 풀더니, 끝내 대표팀 복귀와 A매치 골까지 터뜨린 감동의 순간이기도 했다.


오랜 마음고생을 잘 아는 동료들도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하나둘씩 조규성에게 다가가 포옹하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주장 손흥민은 "힘든 상황이 있으면 분명 좋은 시간도 온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 좋은 본보기가 되어준 것 같아 너무 기뻤다"고 웃었다.


"집념이었던 것 같다. 몸싸움을 이겨낸 뒤 밸런스가 무너졌는데, 골을 넣고 싶다는 집념 하나로 골을 넣었다"고 득점 상황을 돌아본 조규성은 "부상 전 100% 몸 상태를 회복했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대신 멘털적으로는 더 강해졌다. 오늘도 긴장보다는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그 자체를 즐겼다"고 했다.


단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존재감을 드러낸 만큼, 이제는 월드컵 출전에 대한 희망도 품을 수 있게 됐다. 조규성은 "스트라이커는 골로 보여줘야 한다"면서 "팀에서 더 많은 골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 더 많이 뛰며 몸 상태를 올리면서 득점에 집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대표팀 복귀전과 복귀골은 조규성이 써 내려가는 대반전 드라마의 또 다른 시작이 됐다.


후반 손흥민 대신에 투입된 조규성이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FIFA 랭킹 76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골을 성공시킨후 세상을 다 가진듯 자축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후반 손흥민 대신에 투입된 조규성이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FIFA 랭킹 76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골을 성공시킨후 세상을 다 가진듯 자축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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