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터급에 또 초대형 괴물이 등장했다. 라이트급을 평정한 이슬람 마카체프(34·러시아)가 UFC 322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잭 델라 마달레나(29·호주)를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고 UFC 두 체급 챔피언에 올랐다.
마카체프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메인이벤트에서 마달레나를 상대로 3-0 (50-45, 50-45, 50-45) 판정승을 거두며 웰터급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라이트급을 지배하며 최다 타이틀 방어 기록을 보유했던 마카체프는 이 경기로 UFC 역사상 11번째로 두 체급 정상에 오른 선수가 됐다.
경기 내용은 초반부터 끝까지 일방적이었다. 마카체프는 특유의 그래플링을 기반으로 모든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상위 포지션을 장시간 유지하며 마달레나가 탈출을 시도할 기회를 거의 주지 않았다.
타격에서도 123-32로 크게 앞섰다. 마카체프는 종아리를 반복해서 공략하는 하체 공격으로 상대의 이동을 묶었고, 그라운드에서도 포지션 우위를 유지하며 5라운드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마달레나는 UFC 데뷔 후 8연승을 기록하며 첫 타이틀 방어에 나섰지만, 이 경기에서는 유효한 반격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마카체프는 라이트급 벨트를 자진 반납한 뒤 웰터급으로 옮겨 이날 도전에 나섰다. 'CBS스포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기 후 마카체프는 "평생 꿈꾸던 순간이었다"고 말하며 "감량 부담 없이 5라운드를 치르니 훨씬 수월했다. 상대가 내 전략을 알아도 아무도 멈추게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번 승리로 마카체프는 UFC 16연승을 기록해 앤더슨 실바와 함께 UFC 최다 연승 타이에 올라섰다.
마달레나는 2016년 데뷔 초반 2연패 이후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UFC 데뷔 후 8연승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마카체프와 경기에서는 테이크다운 방어, 스탠딩 교환, 포지션 전환 등에서 완전히 밀렸다. 챔피언으로서 첫 방어전이었지만 경기 전체를 통틀어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패배했다.
이번 승리로 웰터급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 파이터 고석현이 경쟁하고 있는 체급이기도 한 웰터급은 마카체프의 합류로 상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라이트급에서 절대적 지배력을 보였던 마카체프가 웰터급까지 장악할 경우 기존 상위 랭커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마카체프는 마달레나와 경기에서 승리 후 당찬 각오까지 남겼다. 차기 상대를 호명하진 않았지만 마카체프는 "백악관을 열어라. 나는 그곳에서 싸우고 싶다"고 말하며 내년 6월 워싱턴 D.C.에서 추진 중인 UFC 이벤트 출전 의사를 밝혔다.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백악관에서 UFC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선언했다. 데이나 화이트 회장은 "우린 이미 대회 준비를 시작했다"며 "UFC 팀이 백악관에 가서 탐방했고, 무대를 어떻게 꾸밀지 준비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