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훈련에는 이른바 '땀복'을 찾기 어렵다. 많은 땀을 흘리는 속에 선수로서의 기본을 찾아가고 있다.
롯데는 지난 2일부터 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시의 오쿠라가하마 구장에서 2026시즌 대비 마무리훈련을 진행 중이다. 4일 훈련, 1일 휴식 턴으로 실시 중인 이번 마무리훈련은 투수 9명, 포수 4명, 내야수 9명, 외야수 5명 등 총 27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올해 8월 초까지 3위를 달리다가 추락을 거듭하며 8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롯데. 너무나도 아쉬운 시즌 마무리에 비시즌이 더욱 바빠졌다. 구단은 "이번 마무리 훈련은 2026시즌을 대비해 강도 높게 진행된다"고 밝혔다.
연일 계속된 고강도 훈련에 선수들의 말수도 줄어들었다. 고승민은 "야구장 나오는 게 제일 힘들다. 잠도 일찍 자게 된다"고 했고, 김동혁은 "아침에 눈 뜨는 게 무섭다"고 말할 정도였다. 코치진의 집중 타깃이 된 박찬형은 매번 흙바닥을 구르며 펑고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번 롯데의 마무리훈련을 보면 눈에 들어오는 점이 있다. 바로 선수들이 모두 유니폼을 입고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스프링캠프나 마무리훈련에서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할 때가 많다. 복장 규정이 정해진 경기보다는, 그래도 자유롭게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롯데는 홈과 원정 유니폼을 번갈아 입으며 하고 있다.
2026시즌을 앞두고 롯데에 부임한 강석천(58) 수석코치에게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김태형(58) 감독과 상의 후 이를 실시했다는 강 코치는 "땀복을 입으면 선수들이 일부러 땀을 낸다. 하지만 유니폼을 입으면 진정한 땀을 내게 된다. 땀이 날 정도로 노력하고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강 코치가 김 감독에게 건의했고, 선수들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강 코치는 "선수들도 운동이 끝나고 유니폼이 더러워져야 '내가 열심히 했구나' 생각하게 된다"며 "어느 팀들을 보면 장난하듯이 운동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유니폼을 입고 하니 단합돼서 보기가 좋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말수가 줄어들었다는 말에도 강 코치는 "오히려 더 좋은 거다. 말이 많고 농담을 많이 하면 아직 안 힘들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는 "시즌 때는 연습이기에 몸 풀고 밸런스 잡으면 된다. 지금은 무조건 많이 치고 받아야 하고 힘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선수들만큼 이들을 훈련시키는 코치들도 힘들 수밖에 없다. 강 코치는 "젊은 코치들에게 '너희들이 힘들어야 선수들도 힘들다'라고 말했다"며 "여기는 캠프다. 편하게 할 거면 뭐하러 구단에서 많은 돈을 들여서 오나"라고 했다.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김태형 감독과 상의 후 강도만 살짝 조절해줄 뿐, 훈련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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