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48경기만 뛰고도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다. 그만큼 유격수 매물이 희귀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김하성(30)이 FA 선수들 중 중간 수준인 3티어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1일(한국시간) 모든 FA 선수들을 5단계로 분류하며 김하성을 3티어 선수로 평가했다.
MLB닷컴은 "김하성은 부상으로 인해 2025년 레이스와 브레이브스에서 단 48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며 "이로 인해 그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1년 계약을 모색하며 자유계약시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냉정하게 박한 평가라고 보긴 어렵다. 분명한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고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9로 훨훨 날던 김하성은 지난해 8월 어깨 부상으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다.
1억 달러(약 1475억원) 대형 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던 상황에서 날벼락을 맞았다. 그럼에도 FA를 선언해 시장에 나왔으나 반응은 냉담했다. 2년 최대 3100만 달러(약 457억원)에 맺은 탬파베이 레이스와 계약이 매우 잘 된 것처럼 보였을 정도였다.
지난 7월 복귀해 24경기만 뛰며 고전하던 김하성은 애틀랜타로 이적한 뒤 반등하며 24경기에서 타율 0.253 3홈런 12타점 14득점, OPS 0.684로 반등했다. 올 시즌 FA 시장에 유격수 자원이 매우 희귀한 상황에서 김하성이 과감히 옵트아웃을 발동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여전히 유격수로는 매우 귀한 가치를 받을 수 있는 매물이다. 유격수 중 김하성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 받은 건 보 비솃이 유일했다. 그는 올 시즌 타율 0.311 18홈런 94타점 78득점, OPS 0.840을 기록했다. 다만 유격수로서 수비에서 안정감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MLB닷컴도 "비솃은 부상으로 얼룩졌던 2024년을 뒤로하고 9월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하기 전까지 139경기에 출전해 18홈런, 94타점, OPS 0.840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도약했다. 그는 월드시리즈에 복귀해 타율 0.348 1홈런 6타점, 출루율 0.444, 장타율 0.478로 활약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유격수로서 수비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MLB닷컴도 "일부 팀은 그를 장기적으로 2루수로 볼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중앙 내야수 옵션"이라고 전했다.
분명한 건 수비를 강화하는 게 중요한 팀으로선 매우 비싼 몸값을 투자하며 비솃 영입을 시도하기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김하성의 가치는 더 오른다.
상대적으로 유격수를 찾는 팀들에게 김하성이 현재 활약 대비 높은 대우를 받기에 유리한 상황인 건 맞지만 아직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메츠 메리즈드 온라인 또한 김하성의 1년 계약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마찬가지로 올 시즌 부상 이전과 같은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는 것.
다만 "김하성은 다시 엘리트 내야 수비력을 갖춘 선수이자 리그 평균 수준의 공격력을 가진 선수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또한 향상된 타구 속도와 증가한 당겨친 뜬공 비율(22.4%)을 고려하면, 타격에서 더 높은 성장 잠재력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 또한 생각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당당히 시장에 나왔지만 반응은 기대와는 달랐다. 올해도 다시 한 번 단기 계약을 통해 FA 재도전에 나설지, 적당히 좋은 조건의 장기 계약 제안이 있다면 도장을 찍을지 김하성과 함께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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