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 다이렉트 강등이 걸린 최하위 탈출 경쟁이 결국 최종전까지 간다. 제주 SK와 대구FC 중 한 팀은 최종 라운드 결과에 따라 다음 시즌 K리그2로 다이렉트 강등된다. 두 팀의 운명은 자칫 승점 1점 차로 갈릴 가능성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지난달 제주-전북 현대전에서 나왔던 역대급 오심이 이른바 '스노볼(Snowball)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오는 30일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최종전을 앞두고 제주는 승점 36점(9승 9무 19패)으로 11위, 대구는 승점 33점(7승 12무 18패)으로 최하위다. 제주는 울산 HD 원정길에 오르고, 대구는 FC안양과 홈경기를 치른다. 제주는 무승부 이상만 거두면 자력으로 최하위 추락을 면할 수 있다. 대구는 안양을 반드시 꺾고, 제주가 울산에 지기를 바라야 한다. 두 팀이 승점 동률을 이루면, 제주가 다득점 패배를 당하지 않는 한 대구가 극적인 순위 역전에 성공한다. K리그는 승점이 같으면 득실차보다 다득점을 먼저 따지는데 제주는 39골, 대구는 45골을 각각 기록 중이다.
제주 입장에선 무승부로도 자력 생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더없이 유리한 요소다.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는 경기 후반부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버티는 선택지가 열려 있다. 반대로 대구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안양을 아무리 크게 이겨도 제주가 지지 않으면 강등이 확정된다. 최종전에서 자력으로 강등을 피할 수 있는 팀, 우선 최종전을 이기고 다른 경기장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팀의 부담감은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만약 대구가 안양을 이기더라도 제주가 울산과 비길 경우 제주는 승점 37점, 대구는 36점으로 단 1점 차로 두 팀의 운명이 갈리게 된다. 한 시즌에 걸쳐 제주가 대구보다 더 쌓은 그 승점 1점이 제주에 승강 플레이오프(PO) 기회를 주는 반면, 대구는 승강 PO 기회조차 없이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제주가 더 쌓은 '승점 1점'을 두고 재소환될 수밖에 없는 경기가 있다. 지난달 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제주-전북전이다. 당시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는데, 하필이면 '역대급 오심'이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다. 명백한 페널티킥 상황에 대한 이동준 주심, 그리고 당시 비디오 판독 심판(VAR) 역할을 맡았던 안재훈·성주경 심판의 '오심'이 나온 것이다.
당시 이동준 주심은 후반 막판 전진우(전북)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장민규에게 발목이 걸려 넘어진 장면을 두고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접촉이 명확했던 데다 전진우가 고의적으로 접촉을 시도한 장면으로 보기도 어려웠는데도 이 주심의 휘슬은 불리지 않았다. 심지어 당시 VAR 역할을 맡은 심판들도 이를 페널티킥으로 판단하지 않고 온 필드 리뷰조차 권고하지 않았다. 너무나 명백했던 페널티킥 장면을 두고, 당시 3명의 심판진은 하나같이 '노 페널티킥'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후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당시 판정을 '오심'으로 결론 내렸다.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은 이동준 주심의 판단은 물론이고, 비디오 판독실에서도 주심과 같은 견해로 온 필드 리뷰를 권고하지 않은 것 역시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결론이었다. 애매한 장면도 아닌, 비교적 명확하게 페널티킥이 선언될 만한 장면을 당시 심판진만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셈이다.
하필이면 당시 1-0으로 앞서던 전북은 오심으로 인해 페널티킥을 얻지 못한 채 승부에 쐐기를 박을 기회를 놓쳤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실점하며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고 하더라도 득점을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페널티킥 성공 확률이나 당시 경기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날 경기 결과를 바꾼 오심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당시에도 제주가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던 터라, 전북의 피해뿐 아니라 향후 강등권 경쟁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리고 실제 K리그1 최종전을 앞두고 강등권 두 팀의 운명이 승점 단 1점 차로 갈릴 가능성이 생겼다. 물론 강등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이야 시즌 내내 이어졌던 부진이겠지만, 다른 팀 경기에서 나온 오심에도 영향을 받는다면 그만큼 억울한 일도 없다. 1점 차 희비가 현실이 된다면, 당시 이동준 주심 등 심판진의 오심이 다시 거론되는 건 물론 올 시즌 내내 이어졌던 심판진 불신 또한 더 깊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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