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득했는데 정말 이뤄냈다."
백민주는 부진한 팀 성적에 의구심을 품었다. 9전 전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던 직전 라운드 성적에 누구나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성적이었다. 그렇기에 크라운해태 라온의 놀라운 반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라운해태는 2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5~2026' 4라운드 최종일 휴온스 헬스케어 레전드에 세트스코어 3-4(11-9, 2-9, 15-12, 3-9, 5-11, 9-6, 0-11)로 패배했다.
그러나 하늘도 크라운해태의 편이었다. 앞서 경기를 치른 우승 경쟁팀 SK렌터카 다이렉트도 하이원리조트 하이원 위너스에 3-4로 패하며 승점에서 크라운해태(승점 19)가 SK렌터카(승점 18)에 앞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크라운해태는 2023~2024시즌 이후 약 2년 만에 두 번째 라운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특히 3라운드 전패(9패)로 팀리그 최다 연패 불명예 기록을 썼던 팀이기에 180도 달라진 4라운드 행보가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다. 직전 라운드 최하위팀이 곧바로 다음 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도 크라운해태가 최초다.
PBA 팀리그는 정규 각 라운드 우승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우승팀 중복 시에는 정규리그 종합 순위 기준으로 차순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크라운해태는 하나카드(1R 우승), 웰컴저축은행(2R 우승), SK렌터카(3R 우승)에 이어 이번 시즌 4번째로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확보했다.
경기 초반은 박빙의 흐름이었다. 앞서 SK렌터카의 패배로 우승을 확정지으면서 크라운해태는 여유를 갖고 경기에 나섰다. 1세트(남자복식)에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가 첫 세트서 김재근과 호흡을 맞춰 11-9(9이닝)로 최성원-하비에르 팔라손(스페인)을 제압했고, 3세트에서 마르티네스가 팔라손을 상대로 또 한번 15-12(5이닝) 승리하면서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그러나 4~5세트 연속 패배하며 분위기를 내줬고, 백민주가 6세트서 이신영을 9-6(5이닝)으로 제압하며 풀세트까지 이끌었으나 7세트에 노병찬이 로빈슨 모랄레스(콜롬비아)에 패배하며 경기를 마쳤다. 크라운해태의 5연승도 마감됐다.
라운드 최우수선수(MVP, 상금 100만원)는 11승 4패(단식 7승 2패, 복식 4승 2패), 애버리지 2.705를 기록한 마르티네스가 수상했다. 마르티네스는 개인 첫 팀리그 MVP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주장 김재근은 경기 후 "3라운드에서 전패를 했던 만큼 4라운드에는 팀워크만 잘 다지려고 했다. 한 경기씩 이겨가면서 '우승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팀에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된 4라운드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MVP 마르티네스도 "3라운드에 전패를 할 때 정말 힘들었다. 순위가 뒤쳐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굉장히 좋은 결과로 4라운드 우승해 기쁘다. 또 이번 라운드에 역전승이 많았다. 팀원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백민주는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득했는데, 정말 이뤄냈다. 4라운드 우승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지만, 아직 종합순위에서 밀리는 상태다. 5라운드에는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3라운드의 시련을 잘 극복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김재근은 "3R에서 대기록을 세웠다(웃음).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4라운드에 나설 수 있을지 고민했다. 선수들 모두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라며 "4라운드를 앞두고 단장님께서 선수 한 명씩 대화를 나누고 화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줬다. 또 4라운드에는 초심을 되찾으려 했다. 이전까지 크라운해태가 팀워크가 제일 좋은 팀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요즘에는 신생팀이 크라운해태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의 팀워크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4라운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소통에서 문제가 있었다. 김재근은 "돌이켜보면 소통의 부재가 컸다.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게 대화를 할 자리가 적었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며 "그래서 이전에 해보지 않은 방법을 해보려고 했다. 그래서 매일매일 일상 생활 대화부터 경기가 끝나고 복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숙소, 호텔 로비, 카페에 가서 매번 같이 이야기를 나눴다. 또 경기 오더도 선수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같이 짰다"고 반등의 비결을 소통에서 찾았다.
팀리그 4라운드가 크라운해태의 우승으로 종료된 가운데, 마지막 남은 포스트시즌 직행 티켓의 주인공은 5라운드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5라운드는 내년 1월초에 재개된다. PBA는 앞서 오는 29일부터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시즌 여덟 번째 투어인 '하림 PBA-LPBA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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