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터 라인 보강과 타선 강화를 목표로 FA 시장에 돌입한 KT 위즈가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고 철수했다.
KT 구단은 25일 오후 김현수(37)와 최원준(28)의 영입을 차례로 발표했다. 김현수는 50억 원(계약금 30억 원, 연봉 총액 20억 원), 최원준은 최대 48억 원(계약금 22억 원, 연봉 총 20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의 규모였다.
이로써 앞선 20일 4년 최대 10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총 6억 원, 인센티브 2억 원)에 계약을 체결한 한승택(31)까지, 정해진 외부 FA 3명 한도를 모두 채웠다. 올해 총 21명이 FA 승인 선수로 공시됨에 따라, 타 구단 소속 FA 승인 선수는 최대 3명까지 계약할 수 있었다.
지난 9일 FA 시장이 개장한 것을 생각하면 빠른 엔딩이다. 올해 5위와 0.5경기 차 6위로 6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KT는 일찌감치 센터 라인 보강과 타선 강화에 주력했다. 내부적으로는 FA를 선언한 강백호(26)를 잡으면서, 그와 동시에 유격수 박찬호(30·두산 베어스)와 중견수 박해민(35·LG 트윈스)을 데려오는 걸 목표로 했다.
이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달려드는 팀은 많지 않았으나, 그들 간의 경쟁이 치열했다. 경쟁팀들에 비해 다소 불리한 위치에 있었던 KT는 정해놓은 한도 내에서 보장 금액을 높이고 최대한의 오퍼를 뒀다. 실제로 강백호, 박찬호는 최종 금액과 KT의 제시액이 비슷한 수준이었고, 박해민의 경우 아예 보장액과 총액 자체가 LG보다 컸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는 실패했다. 각각의 이유로 다른 팀을 선택했고 KT는 다시 한번 공격적으로 나서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안방을 채웠다. FA가 된 주전 포수 장성우(35)를 놓칠 경우를 대비해 한승택을 데려왔다. 수비가 안정적인 조대현(26)과 타격에 재능이 있는 강현우(24)가 있지만, 당장 내년에도 5강 싸움에 뛰어들 KT로서는 경험 있는 베테랑이 필요했다. 장성우가 잔류한다 해도 후반 수비 강화를 위해서도 한승택 영입은 일리가 있다. 올해 장성우의 도루 저지율은 9.6%로 리그 최저 수준이었다.
김현수는 강백호가 떠난 타선의 무게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격이었다. 최근 2년간 14홈런으로 생산성에서 저조했던 김현수는 올해 정규시즌 140경기 타율 0.298(483타수 144안타) 12홈런 9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6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김현수는 5경기 타율 0.529(17타수 9안타), OPS 1.342 맹타를 휘두르며 우승 주역이 됐다. 올해 팀 타율 리그 9위(0.253)로 꾸준함이 부족했던 KT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현재 기량을 높게 평가해 영입한 것이 김현수라면, 최원준은 기대치가 컸다. 올해 최원준은 126경기 타율 0.242, 6홈런 44타점 62득점 26도루, OPS 0.621로 활약이 저조했다. 그러나 지난해만 해도 136경기 타율 0.292, 9홈런 56타점 21도루, OPS 0.791로 좋은 타격을 보여 줬다. 올해도 0.289의 저조한 출루율에도 26개의 도루를 해내며 여전한 운동 능력을 자랑했다. 특히 팀 도루 리그 9위(KIA·77개)와도 압도적 차이의 꼴찌(48개)인 KT로서는 필요했던 자원이다.
이러한 KT의 행보에 반응은 제각각이다. 최선을 다해 필요한 부분을 보강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지출이 과했다는 '오버 페이'라는 말까지 호평과 혹평이 공존한다. 과감한 투자에도 팀 홈런 리그 공동 7위(104개), 장타율 9위(0.369)의 약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자연스레 2026시즌에 대한 성적 부담은 더 커졌다.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다. KT는 내부 FA 황재균(38), 장성우와 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호 선수 명단을 통해 선수도 지켜야 하고, 트레이드를 제외한 유일한 보강 수단인 외국인 선수 남은 슬롯 두 자리를 어떻게 채울지도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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