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가 2031년 또는 203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를 추진한다. 이미 2031년 대회 개최 의향서는 제출했고, 2035년 대회 개최 의향서 역시 제출할 예정이다. 만약 한국에서 아시안컵이 개최되면 1960년 이후 무려 70여년 만이다.
28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AFC에 2031년 아시안컵 단독 개최 의향서를 제출한 데 이어, 제출 기한이 내달까지인 2035년 대회 개최 의향서 역시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의해 제출할 예정이다. 두 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두 대회 개최 의향서를 제출하는 것만으로도 AFC에 개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축구협회는 판단하고 있다.
한국에서 아시안컵이 열린 건 지난 1960년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지난해 2023 AFC 아시안컵 개최도 추진했으나, 당시엔 카타르에 밀려 개최에 실패했다. 2027년 대회는 사우디아라비아 개최가 확정됐다. 그 이후 2031년, 2035년 대회 개최지는 내년 7월 AFC가 한꺼번에 발표할 예정이다. 만약 한국에서 2031년 대회가 개최되면 71년 만, 2035년 대회는 75년 만이다.
한국은 2031년 대회에 이어 2035년 대회도 우선 단독 개최로 방향을 잡았다. 대신 2035년 대회의 경우 일본과 공동 개최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이미 양국 축구협회 실무자 차원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경제적인 비용 절감 효과 등뿐만 아니라 한국·일본 공동 개최일 경우 그만큼 유치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2031년 대회는 이미 유치 신청 기한이 끝난 상태고, 일본축구협회는 신청하지 않아 2031년 대회 한·일 공동 개최는 불가능하다. 2035년 공동 개최 역시도 일본축구협회가 개최 의향서를 제출해야 그 이후에 공동 개최 후속 작업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대한축구협회가 한·일 공동 개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아니다. 2031년에 이어 2035년 대회 개최 의향서를 제출한 게 강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유치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라면, 일본과 공동 개최를 추진하는 움직임 역시 같은 맥락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스타뉴스를 통해 "일본과 공동 개최는 추진할 수 있는 '옵션'인 것은 맞지만 100%는 아니다"라면서 "2031년이든 2035년이든 아시안컵 단독 개최에도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한·일 공동 개최 추진은 아시안컵 유치를 위한 하나의 선택지 중 하나일 뿐, 일본축구협회의 의지나 선택과 무관하게 얼마든지 한국 단독 개최 계획도 있다는 뜻이다.
이미 제출 기한이 끝난 2031년 대회의 경우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그리고 3개국 공동 개최를 추진 중인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이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서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 2019년 UAE, 2023년 카타르, 2027년 사우디까지 3회 연속 아시안컵이 열리고, 호주는 2015년, 동남아에선 2007년 대회(공동 개최)가 각각 열렸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열린 건 2004년 중국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아시안컵 개최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후보로 나오면서 제시한 공약 중 하나였다. 출마 기자회견 당시 정몽규 회장은 2031년 아시안컵 개최를 공약으로 제시하며 "굉장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국이 가장 좋은 후보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엔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직접 "'2031 AFC 아시안컵 코리아'를 위해 정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9년 대회부터 24개 팀이 참가하는 아시안컵은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총 51경기가 열린다. 앞서 UAE와 카타르, 그리고 2027년 대회 개최지인 사우디는 3~5개 도시 8~9개 경기장에서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만약 한·일 공동 개최로 가닥이 잡히면 각각 4~5개 경기장에서 대회를 나누어 치르고, 지난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처럼 개막전과 결승전을 나누어 개최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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