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시즌 KBO 리그를 평정했던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코디 폰세가 메이저리그에 전격 복귀한다. 행선지는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류현진의 친정팀이자 올 시즌 월드시리즈(WS) 준우승팀, 바로 토론토 블루제이스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과 미국 매체 ESPN 등은 3일(한국 시각) "폰세가 토론토와 3년 3000만 달러(한화 약 44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메디컬 테스트 등의 절차만 끝나면 토론토 구단의 공식 발표가 있을 전망이다.
이로써 폰세는 지난 2021시즌 이후 4년 만에 빅리그 무대를 다시 밟게 됐다.
폰세는 지난 2015년 MLB 드래프트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다만 빅리그 데뷔는 늦은 편이었다. 202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으로 데뷔한 그는 2021시즌까지 2시즌 동안 20경기(선발 5경기)에 등판, 55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7패 48탈삼진, 평균자책점(ERA) 5.86을 마크했다.
이어 폰세는 미국 무대를 떠나 일본으로 떠났다. 2022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3시즌 동안 니혼햄 파이터스와 라쿠텐 골든이글스를 거치며 아시아 야구를 경험했다.
그리고 2025시즌을 앞두고 폰세는 전격적으로 한화와 연을 맺었다. 지난해 12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의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당시 한화는 "폰세가 아시아 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 이미 재계약을 마친 라이언 와이스와 함께 외국인 투수로서 팀 선발투수진을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폰세는 한화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올 시즌 KBO 리그를 평정하며 최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올 시즌 29경기에 선발 등판,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를 마크했다. 총 180⅔이닝을 소화하면서 128피안타(10피홈런) 41볼넷 252탈삼진 41실점(38자책)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94, 피안타율 0.199의 세부 성적을 마크했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20차례 해냈다.
이런 빼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폰세는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그리고 승률(0.944)까지 4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석권했다. KBO 역사상 4관왕(KBO 공식 시상 기준)을 차지한 투수는 1996년 구대성(당시 한화), 2011년 윤석민(당시 KIA 타이거즈)에 이어 폰세가 세 번째였다. 여기에 폰세는 KBO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종전 2021년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225개)을 작성했으며, 개막 이후 선발 17연승이라는 위업도 달성했다.
폰세는 KBO 시상식에서 리그 MVP에 등극한 뒤 취재진과 만나 "흙(한국시리즈 준우승 직후 한화생명 볼파크의 그라운드 흙을 담은 일)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난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에 굉장히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다. 팀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보탬이 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폰세는 미국으로 떠나지 않은 채 한국에 계속 머무르고 있었다. 각종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며 팬들에게 인사한 폰세였다. 여기에 아내의 출산으로 당분간 한국에 계속 남아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랬던 폰세가 지난달 30일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출국했다. 아내와 세상에 태어난 딸을 둔 채, 남은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구단에 양해를 구한 뒤 미국행 비행기에 홀로 몸을 실었다. 그리고 결국 이유가 밝혀졌다. 이렇게 토론토와 계약을 맺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것이었다. 그리고 토론토와 큰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마침내 다시 빅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한편 토론토는 류현진의 친정팀으로 한국 팬들에게 익숙하다. 올 시즌에는 무려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에 진출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LA 다저스와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토론토는 내년 시즌에도 우승을 향해 달린다. 당장 이번 겨울 프리에이전트(FA) 대어로 꼽힌 딜런 시즈와 7년 총액 2억 1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이는 토론토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의 FA 계약이다. 여기에 폰세까지 잡으며 선발진을 보강한 토론토. 과연 2026시즌 폰세는 미국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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