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가 올 시즌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한 이유 중 하나. 더그아웃서 선수끼리의 언쟁이 아닌, 자유로운 소통 문화가 크게 팀 성적에 일조했다고 한다. '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오타니도 예외는 없었다.
일본 매체 도쿄 스포츠는 3일 "다저스에는 자유롭고 편안하게 소통하는 대화의 문화가 있다. 이게 다저스 힘의 비결"이라면서 "경기 도중 더그아웃서 오타니 쇼헤이(31)마저 따로 불러 '이렇게 해야 한다'고 조언을 할 정도"라고 보도했다.
다저스 베테랑 내야수 맥스 먼시(35)는 이날 미국 야구 전문 팟캐스트 프로그램인 '파울 테리터리'에 출연, 다저스 문화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오타니 역시 이런 다저스의 문화에 대해 환영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매체는 "여기서 말한 다저스 특유의 문화는 바로 '대화의 문화'"라면서 "다른 구단에서는 선수끼리 논쟁하는 장면이 논쟁거리가 될 수 있지만, 다저스에서 이런 모습은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고 했다.
이어 "다저스에서는 한 선수가 다른 선수에게 주의를 줘도, 논란이 아닌 대화가 되는 것"이라면서 "어떤 플레이가 좋지 않았을 때 누군가 '이렇게 하는 게 좀 더 낫지 않았을까'라고 이야기를 하면, 그걸 받아들이는 선수는 '맞다. 그렇게 해야 했다'고 반응한다"고 전했다. 서로의 플레이를 비난하는 게 아니라, 건설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주고받는다는 뜻이었다.
범접할 수 없는 투·타 동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타니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고. 먼시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어느 경기에서 주자로 나간 오타니의 리드가 충분하지 않아 득점에 실패한 적이 있었다. 그때 프레디 프리먼과 무키 베츠, 그리고 클레이튼 맥칼로 1루 코치를 포함해 몇 명이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며 오타니를 부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리로 와보라며 더그아웃서 오타니를 불러세운 그들이었다.
먼시는 "당시 그들은 오타니를 향해 '너의 투수 움직임에 따른 리드는 이런 느낌이었다. 그러나 만약 이렇게 움직임을 펼쳤다면 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자 오타니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오타니 역시 '좋다. 모두가 내게 와 여러 가지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게 기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올해 밀워키 브루어스와 LA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당시 다저스가 3-0으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4회초 밀워키의 공격. 무사 2루 상황에서 선발 오타니가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이때 베츠가 2루 주자를 3루에서 잡으면서 더블 플레이로 연결할 수 있는 타이밍이었지만, 안전하게 1루로 송구했다. 물론 오타니가 후속 두 타자를 삼진 처리하며 실점하진 않았지만, TV 중계화면에는 미겔 로하스가 베츠에게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거는 모습이 잡혔다.
매체는 "다저스에 이러한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는 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존재와 베테랑, 그리고 선수마다 의식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먼시는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공기를 늘 파악하고 있으며, 누구에게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다. 이게 우리들이 만들어 온 다저스 문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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