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SK를 잔류로 이끈 김승섭(29)이 시즌 막판 결정적 역할을 해낸 소감과 함께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제주는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수원 삼성을 2-0으로 꺾고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사실상 김승섭이 경기를 끝냈다. 킥오프 1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팀에 흐름을 가져왔다. 수원 수비의 롱볼이 김승섭에게 맞고 흘렀고, 이를 유리 조나탄이 힐패스로 다시 내주자 김승섭이 골문 왼쪽에서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김승섭의 벼락골에 힘입어 제주는 합계 2-0 리드를 잡았고, 이탈로의 득점까지 더해 세 골 차로 앞서며 일찌감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승섭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제주 잔류 지분에 대해 "제주 잔류 지분은 적어도 50%는 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실제로 김승섭은 앞서 울산HD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도 후반 44분 결승골을 넣는 등 잔류 싸움에서 연이어 결정적 장면을 만들었다.
올 시즌 김승섭은 김천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10월 제주에 복귀했다. 김천에서 7골을 넣은 데 이어 제주에서도 2골을 추가하며 개인 최다 득점 시즌을 만들었다. 그는 "시즌이 굉장히 길었다. 전역하고도 시즌이 남아 있어 전역 느낌도 많이 들지 않았다"며 "군 생활 동안 축구에만 매진했던 게 성장으로 이어졌다. 부대에 있으면 할 게 없다 보니 운동을 정말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한 계기였다"고 돌아봤다.
성장 배경에는 정정용 김천 감독의 영향이 컸다고 강조했다. 김승섭은 "정정용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다. 새로운 축구를 배웠다. 나는 원래 스피드 하나로 가는 전형적인 윙어였는데 김천에서는 스위칭 플레이나 중앙으로 좁히는 움직임, 프리롤 역할까지 다양하게 경험했다"며 "감독님의 설명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뒤이어 김승섭은 올 시즌 베스트 11 수상 불발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사실 개인적 바람이었지만 베스트11 수상하면 김천 얘기를 더 하고 싶었다. 못 해서 아쉽다"며 웃었다.
'연봉을 더 준다면 군대에 다시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엔 솔직한 답을 내놨다. 김승섭은 "부대 생활만 빼면 축구적인 부분 때문에 몇 년이라도 다시 뛸 수 있다"고 말한 뒤 "하지만 부대 생활까지 포함하면 못 갈 것 같다. 부대 생활은 싫고, 축구는 좋다"며 미소 지었다.
김정수 감독대행 역시 김천 출신 선수들의 성장을 언급하며 "정정용 감독님께 감사 인사를 따로 드리겠다. 김천에 다녀온 선수들이 피지컬·정신적으로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강등 위기에 내몰렸던 제주는 잔류에 성공하며 다음 시즌도 1부리그에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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