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각 구단들이 나머지 FA 선수들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아주 공교롭게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표현으로 입장을 대변하는 모양새다.
2026시즌을 대비한 FA 시장이 지난 4일 양현종(38)의 KIA 타이거즈 계약 소식 이후 잠잠하다. 시장에 나온 21명의 선수 가운데 12명이 계약을 마쳤고 이제 9명만 남았다. 투수가 가장 많다. 투수만 조상우를 비롯해 김태훈, 김범수, 이승현(우완), 김상수가 있다. 여기에 포수 장성우, 강민호를 비롯해 외야수 손아섭, 내야수 황재균이다.
여기서 가장 대어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상우와 원소속구단 KIA의 협상 상태는 좀처럼 순조롭지 못하다. A등급이라는 보상 등급으로 인해 선수가 이적을 택한다면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 선수 1명이 발생하게 된다. 이 규정이 조상우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KIA 구단 관계자는 조상우에 대한 질의에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양현종과 잔류 계약을 맺은 직후였지만 크게 서두르지 않겠다는 스탠스를 전했다.
황재균을 비롯해 장성우 등 내부 FA 2명을 남겨두고 있는 KT 역시 마찬가지다. KT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두 선수를 향해) 계약 규모를 제시했고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나머지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내부 FA에 대해서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삼성 라이온즈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내부 FA 협상과 관련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한화 이글스는 코너 외야가 주포지션인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와 함께 강백호(26)를 영입했기에 내부 FA 외야수 손아섭에게 소극적인 스탠스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야구계에서는 "(협상 타결까지)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는 다수의 구단 공식 입장을 두고 선수들과 어느 정도 의견 차이가 있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복 포지션을 비롯해 2026시즌 전력 구상이 어느 정도 진전됐기에 경쟁 구단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 상황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KT 위즈에서 FA 신분이 된 황재균(38)이 최근 자신의 SNS에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갈매기 사진을 올린 것 또한 이런 분위기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해당 게시물을 올린 황재균만 진짜 의도를 알겠지만, 뜬금없이 올린 게시물과 그를 둘러싼 정황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제 다음 계약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전격적인 계약 소식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쉽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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