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통산 타율 1위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겐 만족은 없다. 빅리그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냈지만 여전히 더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시즌 기간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정후는 8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사단법인 일구회가 주최하는 '2025년 뉴트리디데이 일구상'에서 특별공로상을 수상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며 한국 프로야구의 위상을 높였을 뿐 아니라 국내외 야구 팬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한 공헌이 높이 평가돼 특별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게 주최 측이 이정후를 택한 이유였다.
무대에 오른 이정후는 "모든 관계자분들께서 한국 야구 위상과 발전을 위해 힘써 주시는 걸 알고 있어 우리도 플레이로서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서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자는 얘기를 한다"며 "내년 시즌엔 이 상에 더 어울릴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그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며 통산 타율 1위(0.340)에 오를 정도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60억원)에 대형 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에는 불의의 부상으로 조기 시즌아웃했으나 올 시즌엔 풀타임 활약하며 150경기에서 타율 0.266 8홈런 55타점 73득점, 출루율 0.327, 장타율 0.407, OPS(출루율+장타율) 0.715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야구에 대한 이정후의 커다란 갈망에는 미치지 못한 성적이었다. "아무리 잘한 시즌이어도 선수는 만족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부상이 많았는데 부상 없이 한 시즌 뛸 수 있어 좋았다"면서도 "한 시즌을 뛰다보니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모두 알게 됐고 그런 부분을 보완하고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시상식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국내에 들어온 뒤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타격 훈련이다. 타격 훈련이 조금 쉬었다가 하면 다시 몸을 끌어올리는 데 또 시간이 걸려서 몸이 돼 있을 때 하고 싶었다"며 "그것 때문에 들어온 건 아니고 들어온 김에 몸이 돼 있을 때 하고 싶어서 타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실전에서 써보기 전까진 그 효과를 가늠할 수 없지만 예감은 좋다. "야외에서는 해보지 않았는데 연습 때는 다 잘 됐다"며 "경기 때 돼야 하니까 아직 된다 안 된다고 말할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열심히 꾸준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없었던 수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이정후는 "한국에서는 아직 날씨가 추워서 밖에서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제약이 있다"며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하고 있다. 1월달에 에리조나에 나가서 날씨가 따뜻할 때니까 더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오프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이정후로서도 국내에서와 같은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 시즌인 동시에 3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자존심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정후는 "페이스는 어떻게 맞춰야겠다기보다는 잘 맞을 때도 있고 안 맞을 때도 있는 것 같다"며 "일단 WBC가 있고 또 거기에 뽑히게 되면 중요한 대회를 먼저 하기 때문에 최대한 WBC에서 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3년 연속, 4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G.O.A.T(Greatest Of All Time)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맞대결도 기대를 자아낸다. 이정후는 "한국에서 뛰었을 때 WBC에서 만나 너무 신기했는데 같은 디비전에서 뛰고 있고 자주 봐서 신기함보다는 '더 대단한 선수와 또 맞서게 됐구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며 "상대편으로 많이 경기를 해봐가지고 별다른 느낌은 안 들 것 같은데 싸워야 되는 상대이기 때문에 다들 열심히 잘 노력해서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후는 내년 목표를 묻는 질문에 "지금 세워놓는 건 없다. 나중에 출국하기 전에 제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항상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았으면 하는 생각이 커서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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