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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헤어질 뿐" 폰와는 재회 암시-페라자는 복귀, '이게 다 한화 팬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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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기자
하이파이브를 하는 와이스(왼쪽)와 폰세.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하이파이브를 하는 와이스(왼쪽)와 폰세.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역대 최고의 원투펀치는 한 시즌 동안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고 해체됐다. 코디 폰세(31)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라이언 와이스(29)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떠나보냈다. 둘은 떠나는 가운데서도 한화 팬들을 잊지 못했다.


와이스는 10일(한국시간) 휴스턴과 구단 옵션이 포함된 2년 메이저리그(MLB) 계약을 맺었다. 규모는 1000만 달러(약 147억원) 수준. 지난 3일 토론토와 3년 3000만 달러(약 441억원)에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들려온 연이은 희소식이었다.


역대 KBO리그에서 단일 시즌에 함께 활약한 두 투수가 나란히 MLB로 향한 경우는 없었다. 한화의 올 시즌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빛났는지에 대한 방증이다.


다만 둘은 떠나면서도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한화에서 보낸 시간이 너무도 특별했기 때문이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0일 와이스 영입을 발표한 휴스턴. /사진=휴스턴 애스트로스 공식 SNS

첫째로는 이전까지 커리어에서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던 두 선수를 주목하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팀이기 때문이다.


이전과 달리 많은 돈을 만질 수 있게 된 팀이고 또 이를 바탕으로 다시 꿈의 무대를 누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와이스는 빅리그 경험이 아직 없고 폰세는 과거보다도 훨씬 나은 조건에서 더 많은 기회를 보장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한화 생활에 대해 온전히 표현할 수 없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이전에 비해 많은 돈을 받은 것도 맞고 구단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이는 사실 다른 구단도 마찬가지"라며 "가장 특별하게 느꼈던 건 팬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와이스는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국에서의 시간이 이제 마무리됐다. 지난 2년이 제게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며 "야구 선수로서의 기회로 시작했던 한국 생활은 제 인생 최고의 축복 중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폰세가 2025 KBO리그 MVP를 수상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팬들의 열정, 동료들과의 추억, 음식을 비롯한 한국의 문화도 와이스에겐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 "이렇게 풍요롭고 따뜻하며 진심이 가득한 문화에 푹 빠질 줄은 몰랐다. 한국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다른 음식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였다(집에 한국식 바비큐 그릴도 사갈 것이다)"며 "무엇보다 제 삶을 영원히 바꿔놓을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를 따뜻하게 맞아준 팀 동료, 코치진, 스태프, 그리고 팬들은 단순한 직장 동료를 넘어 가족처럼 느껴졌다.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폰세 또한 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한화 이글스 일원으로 뛸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모든 팀 동료들, 야구장 안팎으로 가족처럼 대해줘서 팀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한화 팬분들은 진심으로 최고의 팬"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와이스의 아내이자 누구보다 한국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나타냈던 헤일리 브룩 와이스 또한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접 장문의 글과 함께 우리말로 직업 인사를 남겼다. "한화 팬들 정말 감사하다. 너무 사랑해요. 내 남편이 애스트로스에 가서 정말 기쁘다. 하지만 조금 슬프다. 한국 너무 보고 싶고 한화 팬들, 한화 팀도 너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익숙한 글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그는 "한국에서의 시간은 우리를 변화시켰다. 우리의 결혼 생활, 가족, 마음, 그리고 미래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게 만들어줬다. 우리는 이곳에서 성장했고 상처를 치유했고 깊은 사랑을 나눴다"며 "라이언은 새로운 장을 시작하지만 한국은 언제나 우리 이야기의 일부일 것이다. 한화는 언제나 우리 마음 속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 한 분, 한 분은 언제나 우리에게 가족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곳에서 시간이 없었다면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와이스의 아내 헤일리 브룩이 SNS를 통해 한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헤일리 브룩 SNS

무엇보다 열렬한 팬들의 성원은 이들이 낯선 땅을 제2의 고향으로 느끼게끔 만들어줬다. 브룩은 "우리가 한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여러분은 두 팔 벌려 우리를 환영해주셨다. 뜨거운 환호와 끝없는 친절, 그리고 상상도 못 했던 사랑으로 우리를 맞아주셨다(그리고 정국도!)"며 "한국이 우리의 집이 된 건 바로 여러분 덕분이다. 한화 팬분들, 친구들, 이웃들, 경기장에서 손을 흔들어주신 분들, 인사를 건네주신 분들, 메시지, 선물, 기쁨과 슬픔의 순간순간을 함께해 주신 모든 응원, 이 모든 것들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부부는 모두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와이스는 "한국은 언제나 내 안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이번 이별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다시 보자'는 인사일 뿐"이라고 전했고 브룩 또한 "이건 영원한 이별이 아니다. 잠시 헤어지는 것일 뿐이다. 라이언이 어떤 유니폼을 입든 우리는 항상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폰세 또한 앞서 미국행이 확정되기 전에도 향후 한화에서 은퇴를 하거나 최소 한 시즌은 더 뛰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을 만큼 가슴 속 깊숙한 곳에 한화가 자리잡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두 선수가 인터뷰를 통해 이미 많이 이야기를 했지만 구단 스태프들에게도 팬들게 너무 고맙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며 "특히 대전에선 어딜 나가도 팬들로부터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다른 곳에서도 뛰었지만 정말 많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나란히 기념촬영을 한 와이스(왼쪽부터), 와이스의 아내 헤일리 브룩, 폰세의 아내 엠마 폰세, 폰세.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어 "심지어는 선수의 가족도 다들 알아보고 반겨주고 자녀들까지도 환대를 받는데 얼마나 뿌듯하겠나"라며 "이런 건 세계 어디를 가도 쉽게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 가는 곳마다 그런 대우를 받는 것에 선수들이 감동을 많이 받았다. 떠나기 쉽지 않았던 것도 그런 것들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반대로 2024년에 뛰었던 요나단 페라자가 돌아올 수 있었던 데에도 한화 팬들의 남다른 열정이 한 몫을 했다. 구단 관계자는 "페라자도 다른 구단들의 오퍼도 받았지만 무조건 이글스만 원했는데 그 이유가 팬들이 불러주는 응원가와 뜨거운 성원을 잊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며 "일본에서도 제안이 왔지만 마다하고 무조건 이글스를 가고 싶다고 한 이유가 바로 대전에 있는 팬들이 너무도 잘해줬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신구장에서 새롭게 시작한 한화는 호성적까지 내며 123만 184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이는 구단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이었고 매진은 73번의 홈경기 중 무려 62번이나 달성했다. 좌석 점유율은 무려 99.3%에 달했다. 경기장에 오고 싶어도 예매 전쟁 속에 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고 이는 단순히 전체 6위에 불과했던 123만이라는 관중수와 별개로 한화가 왜 올 시즌 가장 뜨거웠던 흥행 메이커였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 열정이 온전히 선수들에게 전달됐기에 성공해서 고국으로 돌아가는 두 투수의 발걸음도 가벼울 수만은 없었다.


두 투수의 발언처럼 실제로 다시 KBO리그에 돌아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이렇게 좋은 기억을 안고 떠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화와 KBO리그에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제2의 폰세, 와이스를 꿈꾸는 유망한 자원들이 보다 흔쾌히 한국행을 결정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폰세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MVP를 수상하고 한화 팬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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