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최고 거포'의 빅리그 새 구단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의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23일(한국시간) 무라카미 무네타카(25)의 공식 입단 기자식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무라카미는 첫 공식 석상에서부터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의지를 불태우며 눈길을 끌었다. 이에 크리스 겟츠 단장도 "일본 출신 선수들이 WBC 대회에서 조국을 대표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최대한 편히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 WBC 일정도 충분히 조율할 수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무라카미는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8시즌 동안 활약하며 246홈런을 때려냈는데 첫 시즌 36홈런을 날리며 신인왕에 올랐고 2021년엔 20년 만에 야쿠르트에 우승을 안긴 일본 대표 거포다. 2022년엔 56홈런으로 일본 선수 최다 홈런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센트럴리그 최우수선수(MVP)도 두 차례나 차지한 무라카미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단 56경기에서 22홈런을 때려내며 빅리그 구단들의 주목을 받았고 결국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년 계약 제안도 있었지만 무라카미는 2년 3400만 달러(약 503억원) 계약을 맺고 이 기간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2년 뒤 자유계약선수(FA)로 다시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일본의 최고 거포가 기대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한 상황. 아쉬운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 일본 야구 매체 풀카운트는 "'사상 최연소 3관왕'의 화려한 무대였지만,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생중계와 관련한 것이었다. 방송은 화이트삭스의 중계를 전문으로 하는 CHSN에서 독점으로 공개됐는데 가입자라고 하더라도 시카고 이외의 지역에선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매체는 미국 팬 사이트 팬사이디드의 화이트삭스 전문 페이지 '사우스사이드 셧다운'에 올라온 기사를 소개했다. "'화이트삭스는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회견에 대한 선택으로 방금 심각한 손실을 입었다'며 신랄한 헤드라인을 달았다"며 "화이트삭스에 실로 몇 년 만에 들어오는 대형 FA 선수의 입단 회견을 보려고 기대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짜증이 났지만 이내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일본에는 무라카미를 사랑하고 그의 커리어를 쫓으려는 수천 명의 팬이 있기 때문"이라는 반응도 함께 전했다.
괜한 불평은 아니었다. 무라카미의 회견은 일본 시간으로 오전 2시에 시작됐다. 2024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로 이적한 오타니 쇼헤이의 입단 기자회견이 일본 팬들을 배려해 오전 8시에 시작했던 적이 있어 더욱 대비될 수밖에 없었다.
사우스사이드 셧다운은 "무라카미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일본 출신 타자 연간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56홈런과 3관왕을 달성하며 일본에서는 슈퍼스타가 됐고 분명 화이트삭스에 수많은 팬을 데려올 것"이라며 "그런데 현지 거주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입단 회견을 볼 수 없다는 건 새로운 팬들에게 결코 좋은 첫인상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구단 유튜브 채널에서 회견을 볼 수 있었지만 CHSN이 방송을 맡은 뒤로는 그렇지 않게 됐다"며 "이것이 화이트삭스의 잘못인지 방송 네트워크의 탓인지는 알 수 없으나 어느 쪽이든 인상이 나쁜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풀카운트는 "이 매체는 무라카미의 기자회견에 대한 구단의 대응을 가차 없이 비판했다"며 힘을 실어줬다.
화이트삭스 측의 대응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무라카미가 기대와 달리 대형 계약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는 해도 화이트삭스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화이트삭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무라카미를 비롯해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2000만 달러), 앤드류 베닌텐디(1710만 달러), 앤서니 케이(500만 달러), 데릭 힐(90만 달러) 등 5명의 선수와 계약을 맺었는데 단연 무라카미가 최고액 계약을 이끌어냈다. 더구나 일본 내 많은 팬들을 유치할 수 있는 스타성을 가진 선수라는 점을 고려해봐도 일본 팬들을 배려하지 않은 건 일본 야구 팬들로서는 충분히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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