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성장한 모습으로 메이저리그(MLB) 진출까지 성공한 송성문(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하지만 최근 2년의 발전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3일(한국시간) 송성문의 영입 소식을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4년 총액 1500만 달러(약 222억 원)의 조건으로, 2029년 선수 옵션으로 샌디에이고에 잔류할 시, 400만 달러(약 59억 원)를 받는다. 또한 2030년에는 700만 달러(약 104억 원)의 상호 옵션이 포함됐다.
장충고 졸업 후 2015년 키움 히어로즈의 전신인 넥센에 입단한 송성문은 통산 824경기에 출전, 타율 0.283(2889타수 818안타), 80홈런 454타점 410득점, 51도루, 출루율 0.347 장타율 0.431, OPS 0.778의 성적을 거뒀다. 타격 잠재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지만, 2022년(142경기)을 제외하면 풀타임 주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즌은 없었다.
그런데 송성문은 2024년부터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그해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527타수 179안타), 19홈런 104타점 88득점, 21도루(0실패), OPS 0.927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비록 3루수 골든글러브는 30-30 클럽에 가입한 김도영(KIA)에게 내줬지만, 순식간에 리그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송성문의 활약은 올 시즌에도 이어졌다. 데뷔 후 처음으로 144게임 전 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15(574타수 181안타), 26홈런 90타점 103득점, 25도루(2실패), 출루율 0.387 장타율 0.530, OPS 0.917을 기록했다. 홈런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며 데뷔 첫 20-20까지 해냈다. 지난해 놓쳤던 골든글러브도 당당히 수상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타율 0.256, OPS 0.690이었던 타자가 최근 2년 타율 0.327, OPS 0.921로 전혀 다른 타자가 된 것이다.
시즌 중 키움과 6년 120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던 송성문은 도전에 대한 열망으로 시즌 종료 후 11월 포스팅을 신청했다. 그리고 샌디에이고의 선택을 받고 빅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계약 발표 후 24일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송성문은 "샌디에이고에서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개인적으로 기대되고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야에 워낙 좋은 선수가 많다. 그들의 휴식일이나 빈자리, 팀에서 필요한 유틸리티 능력을 보여줄 수 있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지 기자들의 관심도 최근 2년의 급성장에 쏠렸다. '어떤 점이 달라졌냐'는 질문에 송성문은 "웨이트 트레이닝, 식단 조절, 타격 메커니즘까지 뜯어고쳤다. 그래서 좋아졌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다른 기자는 "최근 2년이랑, 5년 전 비교했을 때 차이가 큰데, 그때를 생각하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했을까"라고 물었다. 이에 송성문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발전이 없었으면 은퇴 기자회견을 했을 수도 있었다"며 농담을 던졌다.
송성문이 성장한 2024년부터 KBO 리그에는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가 도입됐다. 이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잘한 시점부터 ABS 도입된 건 맞지만, 실투를 얼마나 놓치지 않고 좋은 타구를 만드느냐의 싸움이다"라며 "ABS의 도움보다는 몇 년 동안 꾸준히 준비했던 타격 메커니즘 등의 영향이 크다"고 했다. 이어 "ABS와 인간 심판 콜의 장단점은 있지만 둘 다 경험해봤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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