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시즌을 준비하는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에 그야말로 '사령탑 격변'이 일어났다. 지난 24일 하루에만 무려 6개 구단이 새로운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정효 감독이 K리그2 수원 삼성으로, 김현석 감독이 K리그1 울산 HD로 향하는 혼돈 속 아직 K리그 두 팀이 더 감독 선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4일은 '오피셜'의 연속이었다. 새로운 감독 선임이 필요한 구단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잇따라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K리그2 수원 삼성의 이정효 감독 선임 발표가 시작이었다. 이후 제주 SK가 세르지우 코스타(포르투갈) 감독을, 울산이 김현석 감독 선임을 각각 발표했다.
여기에 광주FC는 이정규 감독을 새로 선임했고, 전북 역시 정정용 전 김천 상무 감독 선임을 공식화했다. 김은중 감독의 계약 해지 소식을 전한 수원FC의 제6대 감독으로는 박건하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당시 수석코치였던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신임 감독을 제외하면 모두 감독이나 코치 등으로 K리그에 속했거나 경험이 있는 사령탑들로 빈자리들이 속속 채워졌다.
사령탑 격변 속 이른바 '혼돈'도 이어졌다. 광주를 이끌고 K리그1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던 이정효 감독은 K리그1이 아닌 K리그2 수원으로 향했다. 지난해 윤정환 감독이 강원FC의 K리그1 2위 돌풍을 이끈 직후 K리그2로 강등된 인천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았던 것처럼 K리그1에서 검증된 사령탑이 K리그2 지휘봉을 잡는 사례가 또 나왔다.
반대로 이번 시즌에만 김판곤·신태용 감독이 모두 물러나며 사령탑 혼란을 겪었던 울산 구단이 택한 새 사령탑은 K리그2 감독 경험만 있는 김현석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었다. K리그1 성공 이후 K리그2로 향한 이정효 감독과는 정반대 케이스로 K리그2에서 K리그1, 그것도 당장 '우승'에 도전하는 울산 구단 감독으로 선임된 것이다.
구단 레전드 선임을 통해 내부 혼란을 수습하겠다는 의도라는 평가 속 울산을 즉각 '반등'으로 이끌 지도력에 대해서는 일부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김 감독은 충남 아산 감독 시절 팀의 K리그2 준우승과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끈 바 있지만, 당장 2025시즌 전남을 이끌고는 K리그2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채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던 사령탑이기 때문이다. 그간 구단 지휘봉을 잡은 레전드 선수 출신들의 실패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현석 감독이 안은 부담 역시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밖에 김천 상무를 이끌고 두 시즌 연속 K리그1 3위로 팀을 이끈 정정용 감독은 '챔피언' 전북 지휘봉을 잡았다.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밀렸던 팀이 거스 포옛(우루과이) 감독 선임과 동시에 우승팀으로 변모할 만큼 사령탑 중요성이 재확인된 가운데, 정 감독은 왕좌를 지켜야만 하는 부담을 안은 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K리그 사령탑 격변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아직 사령탑이 공석인 팀이 두 팀이나 있다. K리그1 김천과 K리그2 충북청주다. 김천은 정정용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감독직이 공석이 됐고, 충북청주는 김길식 감독이 부임 반년 만에 팀을 떠난 상태다. 특히 김천과 국군체육부대(상무) 간 연고 협약이 내년 말 끝나면서 김천 상무는 내년 K리그1 성적과 무관하게 무조건 강등이 확정된 상황이다. 강등이 확정된 운명인 데다 연고 협약 이후 구단 운명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라, 자칫 새 사령탑 선임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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