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실한 자리가 없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송성문(29)에게 1500만 달러(약 217억 3500만원)를 투자했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더 많은 돈을 아끼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포츠 매체 프라이어스온베이스는 26일(한국시간) "송성문 영입이 샌디에이고 핵심 베테랑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성문은 지난 23일 샌디에이고와 4년 총액 1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내야 모든 곳에 송성문보다 훨씬 비싼 몸값의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샌디에이고는 단순 백업 역할 수준으로 보기 어려운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송성문은 최근 2년 맹활약했는데 올 시즌엔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103득점 25도루, 출루율 0.387, 장타율 0.530, OPS(출루율+장타율) 0.917, 득점권 타율 0.372로 클러치 능력까지 뽐냈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무려 리그 1위였다. 3루수로 생애 최초 골든글러브와 함께 수비상까지 수상했다.
매체는 송성문의 지난해 활약을 소개하며 "그는 루이스 아라에즈보다 수비와 주루 능력이 뛰어나 메이저리그(MLB) 팀들의 관심을 끌었던 선수로 아라에즈보다 더욱 다재다능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가 고민 중인 1루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압도적인 컨택트 능력을 자랑하던 아라에즈가 팀을 떠날 예정이기에 단순히 송성문이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번 영입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파드리스가 남은 오프시즌 동안, 특히 내야진 구성에 있어 얼마나 야심차게 움직일 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라에즈와 라이언 오헌이 모두 팀을 떠날 예정인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여전히 1루수 자리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매체는 송성문이 그 이상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이크 크로넨워스(31)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매체는 "샌디에이고에서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라며 "송성문의 영입은 트레이드 루머에 휩싸인 한 선수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로넨워스는 샌디에이고의 주전 2루수로 2015년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돼 이후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2020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고 2023년 7년 8000만 달러(약 1158억원)에 장기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샌디에이고의 한정적인 자금력이다. 매체는 "크로넨워스의 미래와 관련된 핵심 단어는 바로 '돈'이다. 31세 내야수인 그는 향후 5년간 6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게 되는데 구단 연봉 상한선 때문에 A.J. 프렐러 단장이 그를 트레이드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그를 이적시킨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이미 많은 선수들과 재계약을 맺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 4000만 달러), 매니 마차도(11년 3억 5000만 달러), 잰더 보가츠(11년 2억 8000만 달러), 잭슨 메릴(9년 1억 3500만 달러)과 2033년까지 계약을 맺은 상태다. 하나 같이 대체자를 찾기 쉽지 않은 핵심 선수들이다.
그런 면에서 크로넨워스에게 시선이 간다. 크로넨워스 또한 2031년까지 샌디에이고가 소유권을 갖고 있지만 팀 내 영향력에선 위 선수들과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샌디에이고가 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송성문을 크로넨워스의 대체자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크로넨워스는 2031년까지 계약되어 있지만, 구단은 그를 트레이드해 재정적인 부담을 덜고 싶어한다"며 "크로넨워스를 트레이드하면 아라에즈, 오헌, 또는 두 선수 모두에게 투자할 자금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1루와 2루 포지션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송성문은 샌디에이고에 큰 가치를 지니는 선수다. 송성문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샌디에이고의 몫이지만 그에 따라 아라에즈 혹은 크로넨워스 등 어떤 선수를 팀에 남길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내야진 정리를 하겠다는 의중은 향후 송성문의 출전 기회와 직결될 수 있기에 반가운 부분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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