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죽의 7연승을 달리던 부산 KCC 이지스의 상승세를 멈춘 건, 결국 '천적' 창원 LG 세이커스였다.
LG는 26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3라운드 KCC와 원정경기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109-10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4연승을 달리고 있는 LG는 2위권과 격차를 2경기로 벌리면서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또한 2023~24시즌부터 이어진 KCC전 연승 숫자를 '10'까지 늘렸다. 반면 KCC는 8연승 도전에 실패하며 정관장과 공동 2위가 됐다.
LG는 칼 타마요가 24득점, 아셈 마레이가 22득점 19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여기에 유기상(23득점)과 윤원상(19득점), 정인덕(19득점)이 도합 3점슛 14개를 꽂아넣는 등 16개의 3점포를 터트렸다. KCC는 윤기찬이 데뷔 후 최다인 25득점을 기록했고, 숀 롱이 두 차례 극적인 득점으로 35점을 넣었으나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는 KCC를 상대로 2023~24시즌 6라운드 이후 무려 9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해에는 6전 전승이었고, 올 시즌 역시 1, 2라운드 모두 승리를 따냈다.
LG는 윤원상-유기상-정인덕-칼 타마요-아셈 마레이가 스타팅으로 나왔다. 조상현 LG 감독은 "KCC의 최근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다"고 경계하며 "수비에서는 (허)훈이가 볼을 많이 못 잡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고 예고했다.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한 가드 양준석에 대해서는 "이번 주는 안 되고, 다음 주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본인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CC는 허훈-김동현-윤기찬-윌리엄 나바로-숀 롱이 베스트5로 출격했다. 타마요를 상대하기 위해 높이를 강화하고자 나바로가 먼저 나섰다. 이상민 KCC 감독은 "(양)홍석이나 타마요가 포스트에 들어가면 미스매치다. 수비 변화를 줄 것이다"라며 "몸싸움을 많이 해서 좋은 위치를 못 잡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경기 초반 LG는 타마요가 높이에서 KCC에 우위를 점하면서 공격을 풀어나갔고, 유기상의 3점포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허훈이 과감한 돌파로 연이어 점수를 올려줬고, 윤기찬 역시 좋은 감각을 보여줬다. 여기에 김동현도 수비에서 센스 있는 면모를 드러냈다. LG도 이에 밀리지 않고 윤원상과 정인덕의 연속 3점포가 들어가며 22-18 역전에 성공했다.
한동안 고전하던 KCC는 숀 롱과 윤기찬, 나바로가 연속 득점을 올리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리바운드에서 의외의 선전을 보여주며 찬스를 잡은 KCC는 28-22로 앞서며 1쿼터를 마쳤다.
앞선 경기 3점슛에서 고전하던 LG는 2쿼터 들어 윤원상과 정인덕의 연속 3점포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지만, KCC는 김동현이 연달아 스틸 후 찬스를 만들어주며 다시 달아났다. LG가 윤원상의 활약 속에 경기를 뒤집었으나, KCC 역시 윤기찬이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점수를 올려주며 한때 6점 차까지 만들었다. 막판 윤원상의 외곽포가 터지며 LG는 44-45, 1점 차로 따라가며 쿼터를 끝낼 수 있었다.
2쿼터 마무리가 잘 됐던 LG는 3쿼터 들어 완전히 살아났다. 수비에서 강한 압박을 통해 KCC의 턴오버를 유도했고, 트랜지션 상황에서 연이어 점수를 올렸다. 여기에 윤원상과 유기상, 정인덕이 돌아가며 외곽 득점을 기록했고, '타마레이' 듀오까지 힘을 더하며 10점 차 이상 도망갔다.
완전히 분위기를 내준 KCC는 나바로의 연속 득점에 이어 막판 최진광의 자유투가 모두 들어가며 쫓아갔다. 하지만 LG는 4쿼터를 6점 차 앞선 채로 시작했다.
LG는 4쿼터 들어 타마요의 3점슛이 빨려들어가며 76-69를 만들었으나, KCC도 최근 슛 감각이 물오른 김동현이 코너 3점포를 터트려 곧바로 쫓아갔다. 한동안 LG의 4점 차 리드가 이어졌지만, 윤기찬의 3점포로 순식간에 접전이 됐다. 마레이와 허훈이 자유투 2방씩 주고받은 후, 정인덕의 3점포로 LG는 다시 격차를 벌렸다.
최근 페이스가 좋은 KCC도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막판 유기상의 자유투 2개가 모두 들어가면서 LG의 승리로 끝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KCC는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숀 롱이 허를 찌르는 3점포를 터트리면서 85-85 동점을 만들었고, 수비에 성공하며 끝내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LG는 연장 시작과 함께 마레이의 득점이 터졌고, 정인덕의 3점슛까지 들어가면서 먼저 90점 고지를 밟았다. KCC는 5점 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허훈의 3점포가 나왔지만, LG는 곧바로 마레이의 레이업 득점으로 도망갔다. 그러나 숀 롱이 4쿼터와 마찬가지로 동점을 만드는 점수를 올리면서 1차 연장도 94-94 동점으로 끝났다.
2차 연장 시작과 함께 허훈의 레이업과 마레이의 깜짝 3점포, 숀 롱의 골밑 득점이 연달아 나오며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다. LG는 유기상이 레이업 득점과 추가 자유투를 넣으며 100점대에 먼저 진입했고, 윤원상이 오픈 3점포를 터트리면서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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