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돈의 4쿼터. 마지막에 웃은 건 서울 SK였다. 그러나 어딘가 찜찜함이 남았다. 강혁(49) 대구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안영준(30)의 마지막 플레이는 아무 문제가 없었을까.
SK는 27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LG전자 2025~2026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한국가스공사를 67-66으로 꺾었다.
SK는 14승 11패를 기록, 5위를 지켰다. 반면 한국가스공사는 8승 18패를 기록, 최하위 탈출 기회를 놓쳤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는 한치의 양보 없이 흘러갔다. 리바운드에선 SK가 44-32로 앞섰지만 3점슛에서 한국가스공사가 11-6으로 우위를 잡고 경기는 팽팽하게 흘러갔다.
자밀 워니가 22점 9리바운드, 안영준이 17점 7리바운드, 12점 5리바운드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한국가스공사에선 샘조세프 벨란겔이 16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 라건ㅇ아가 15점 8리바운드, 신승민이 14점으로 맞섰다.
4쿼터 마지막 1분에서 승부가 결정됐다. 한국가스공사가 64-65로 끌려가던 4쿼터 종료 20초 전 김낙현의 턴오버를 놓치지 않고 벨란겔이 공을 가로챘다. 공을 넘겨받은 라건아는 골밑을 파고 들었는데 레이업슛이 빗나갔다.
이후 SK가 속공 과정에서 골밑의 오재현에게 공을 연결했는데 득점 기회를 놓친 뒤 파울까지 범했다. 신승민이 자유투 2개를 다 넣으며 66-65로 흐름을 뒤집었다. 경기 종료까지 단 6초.
작전 타임을 가진 SK는 안영준이 돌파를 하던 도중 넘어졌는데 그 뒤 일어선 뒤 피벗으로 한국가스공사의 수비진을 따돌린 뒤 슛을 던졌다. 공이 튀어나왔지만 안영준이 재차 밀어넣으며 결국 승부가 결정됐다.
SK 선수들은 기뻐했지만 강혁 감독은 쉽게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 안영준의 공격 장면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였다.
KBL 경기규칙 25.2.2 '선수가 코트에 넘어지거나, 눕거나, 앉는 경우'를 보면 "선수가 볼을 가진 상태에서 코트에 넘어져 미끄러지거나 선수가 누워있거나 앉아있는 상태에서 볼의 컨트롤을 얻는 것은 합법적이다", "선수가 볼을 가지고 구르거나 일어서려고 시도하는 것은 바이얼레이션이다"라고 규정돼 있다.
그럼에도 KBL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스타뉴스 취재결과 KBL은 이 규정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해당 상황에서 안영준 선수는 미끄러지며 오른쪽 무릎만이 바닥에 닿은 상황"이라며 "완전히 넘어져 엉덩이를 대고 앉거나 등을 대고 눕는 상황이 성립되진 앉았고 그렇기에 다시 일어서려고 하는 동작도 바이얼레이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KBL은 안영준이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공을 놓쳐 펌블한 것으로도 볼 수 있고 이 상황에서도 볼을 다시 잡는 시점은 이미 안영준이 두발을 딛고 있는 상황이기에 바이얼레이션이 성립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다시 한 번 따져봐야 할 부분이 있다. KBL의 설명에 따르면 안영준의 경우 눕거나 앉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넘어졌다는 판단에는 해석이 갈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넘어진 게 아니라고 판단하더라도 공을 소유한 채 축발(오른발)이 끌려 트레블링으로 해석할 여지가 다분하다. 만약 축발이 끌리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면 일어나서 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축발이 왼발로 바뀌었기에 이 또한 트레블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최하위에 처져 있는 한국가스공사로서는 2025년 마지막 홈경기에서 최하위를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 더욱 억울할 만한 상황이 연출됐다. 심판진의 판정과 KBL의 설명에도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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