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거가 된 김혜성(27·LA 다저스)은 누구보다도 자발적으로 많은 훈련양을 자청하며 많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오는 3월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활약은 물론이고 더욱 치열해질 다저스 내 경쟁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17일(한국시간) "터커를 깜짝 영입한 다저스는 트레이드 논의 대상이기도 했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잔류시키고 좌익수로 포지션을 변경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생활해 온 라이언 워드, 부진에 빠져 있는 투수 바비 밀러를 트레이드 대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지난 16일 카일 터커를 영입하며 4년 총액 2억 4000만 달러(약 3541억원)를 투자했다. 이미 월드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다저스는 더 어마어마한 강팀이 될 준비를 마쳤다.
당장 트레이드 후보에서 김혜성의 이름이 빠진 건 반가운 일이다. 김혜성은 지난해 말부터 다저스의 잠재적 트레이드 매물 중 하나로 거론되곤 했다. 원하는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김혜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다는 전망이었으나 로젠탈의 예상에 김혜성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물론 입지에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의 주 포지션은 내야지만 다저스 데뷔 시즌에 김혜성은 중견수로도 17경기, 85⅓이닝을 소화했다. 2루수로 가장 많은 시간(278이닝)을 보냈지만 유격수(46이닝)보다는 중견수로 더 많이 뛰었다.
터커는 지난 5시즌 동안 지명타자 혹은 우익수로만 뛰었다. 다저스에서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터커가 외야 한 자리를 확실히 꿰찰 경우 외야까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의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고 김혜성 또한 자연스럽게 출전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당장 미국 야구 전문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김혜성의 이름을 올 시즌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올려놨었는데 터커 영입 직후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공개한 베스트 라인업에선 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빅리그 데뷔 시즌을 거친 김혜성은 좌투수를 상대로 매우 제한적인 기회 속에 71경기, 170타석에만 나섰음에도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9득점 13도루, 출루율 0.314, 장타율 0.385, OPS(출루율+장타율) 0.699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김혜성은 현재 사이판에서 열리는 야구 대표팀 1차 캠프에 함께 하고 있다. 김혜성에게도 슈퍼스타들이 모여 있는 다저스라는 클럽은 여전히 신기한 팀이다. 사이판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혜성은 "일단 첫 번째로는 좋다. 보고 배울 점도 너무 많다"면서도 "마냥 좋다고만 생각하지 않고 그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남고 어떻게 발전을 해야겠다고 계속 자극시켜주니까 그 점이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보다 경쟁이 여유로워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러나 김혜성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생각은 단 한 번도 안 해봤다. 다른 팀을 간다고 해도 주전을 한다는 보장도 없고 어차피 경쟁을 해야 하는 거 내가 좋아하는 최고의 팀에서 경쟁을 해서 이겨내는 걸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갔다. 다른 팀에 갔으면 어떻게 됐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안했다"고 전했다.
대표팀 훈련장에서도 남들보다 펑고라도 하나를 더 받고 웨이트 트레이닝에서도 훈련양이 부족하지 않게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김주원(NC) 등 후배들도 자연스레 김혜성을 보면서 평소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는 선순환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혜성은 "성격이 원래 그렇다. 미국에서도 똑같이 제가 필요한 걸 항상 찾아서하는 스타일이다. 제가 필요한 게 뭔지 생각을 하면서 꾸준히 개인 연습을 똑같이 했다"며 지난해 엄청난 팔 두께로 감탄을 자아냈던 그는 "지금도 (체지방률이) 9% 정도다. 아무래도 뛰어야 되니까 걱정이 돼 유지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지는 선수가 되겠다는 일념하나 때문이다. "매년 하는 생각이지만 작년에 나보다 야구든 뭐든 발전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며 "작년에 저보다는 나아지려고 열심히 하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진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더 확실한 어필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오는 3월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김혜성에겐 더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나 김혜성은 지난해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381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음에도 21타석에만 나설 수 있었다. WBC에서 정상급의 투수들을 상대로도 약점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에게도 확실히 어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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