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수로 전향한 지 3년 남짓에도 빠르게 전국구 유망주로 주목받은 덕수고 설재민(18)이 포수 1번 지명을 목표로 했다.
후반기 열릴 2027 KBO 신인드래프트는 지난해보다 유망주 풀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 유독 풀이 좋지 않았던 포수 포지션에서 3라운드 내 상위 지명이 예상되는 유망주들이 보인다.
덕수고 설재민이 그중 하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83㎝ 몸무게 88㎏의 그는 지난해 주전 포수로서 28경기 타율 0.317(82타수 26안타) 1홈런 22타점 15득점 1도루, 출루율 0.376 장타율 0.427 OPS(출루율+장타율) 0.803을 기록했다.
2026년 1월 현시점 광주일고 김선빈(18), 휘문고 유제민(18)과 함께 고교 포수 톱3로 분류된다. 설재민의 가장 큰 강점은 준수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타격과 빠른 성장세다. 중학교 2학년 무렵 부상으로 유격수에서 포수로 전향했음에도 3년 만에 명문고의 안방을 차지할 정도로 기량이 빠르게 늘었다.
KBO 스카우트는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설재민은 중학교 시절부터 포수로서 재능이 뛰어나다는 평가였다. 사실 지난해 청룡기까지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는데, 청룡기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야구가 확 늘었다. 자신만의 야구관이 생긴 느낌이다. 성장세가 빠른 것이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설재민은 지난해 청룡기 6경기에서 무려 타율 0.600(20타수 12안타) 1홈런 13타점 7득점 1도루로 덕수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최근 스타뉴스와 덕수고 야구장에서 만난 설재민은 "청룡기 이전 대회까지 안일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황금사자기가 끝나고 죽어라 연습해서 청룡기부터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지금은 KT 위즈로 가신 최용제 코치님과 블로킹, 노바운드 캐칭 등 정말 많이 했다"라고 돌아봤다.
늦게 시작했지만 금방 포수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설재민은 "중2 때 팔이 아파서 하체라도 키우자는 마음으로 포수 훈련을 했는데 중학교 코치님이 자세가 좋다고 권하셨다. 구장을 거꾸로 바라보면서 내 말 한마디에 경기 흐름이 바뀌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포수 훈련이 힘들긴 하지만, 지난해 경험으로 감이 잡혀서 올 시즌 모두 야수와 투수가 나를 믿고 뛰게끔 더 여유 있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시점에서 포수로서 갖춰야 할 것이 조금 있다. KBO 스카우트는 "현재 포수 설재민의 장점은 프레이밍과 블로킹이다. 다만 송구에서는 정확성을 조금 더 올려야 한다. 가끔 급하다 보면 바운드볼이나 흐르는 공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타격은 많이 늘었다. 메커니즘이 부드러워지면서 낮게 떨어지는 공 대처 능력도 좋아지는 등 선구안도 좋다. 전체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고 성장한 느낌"이라고 짚었다.
콘택트와 선구안을 갖춘 데다 발도 팀 내 상위권이다 보니 지난해 11월 열린 서울특별시장기 고교 추계야구대회에서는 포수임에도 1번 타자로 나섰다. 이에 설재민은 "원래 타격에는 자신이 있었다. 달리기도 빠른 편이라 감독님이 권해주셨다. 솔직히 나도 해보고 싶어서 했는데, 포수는 장비를 벗고 타석에 들어가다 보니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해 초반 공을 계속 보고 치려다 보니 방망이가 쉽게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청룡기 때 수비에 집중하기 위해 방망이는 부담 없이 시원하게 친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오히려 잘됐다. 하면서 느낀 것이 체력이다. 올해도 계속 풀타임으로 뛰어야 해서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수비만큼은 전국 1등을 하고 싶어 수비 훈련을 중점적으로 열심히 한다"고 힘줘 말했다.
프로에서 만나고 싶은 선수는 강민호(41·삼성 라이온즈), 롤모델은 김형준(27·NC 다이노스)였다. 설재민은 "NC 김형준 선배님이 포수로서 롤모델이다. 일단 주자가 뛰면 거의 다 잡으시고, 엄청 유연하셔서 앉아 있으면 투수가 던지기 쉬워 보인다. 수비로는 프로에서도 손꼽히는 분이기에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는 키움 팬인데 강민호 선배님을 정말 만나보고 싶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 중이시고 경기 뛸 때 항상 밝은 모습을 유지하시는 비결을 꼭 물어보고 싶다. 나도 긍정적인 편인데 갑자기 표정이 드러날 때가 있다는 말을 주변에서 들었다. 그걸 꼭 고쳐보고 싶어서 멘탈 관리 부분에서 여쭤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당장 생각나는 라이벌로는 광주일고 김선빈과 휘문고 유제민을 꼽았다. 설재민은 "김선빈 선수와 유제민 선수가 수비는 거의 톱급에 가깝고 방망이도 한 방이 있어 제일 신경 쓰인다. 그래도 나도 도루 저지와 블로킹 다 자신 있어서 포수 중에서는 꼭 1등으로 뽑혀보겠다. 또 더 잘해서 덕수고 우승과 함께 1라운드도 노려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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