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프로야구(NPB) 소속 구단인 닛폰햄 파이터스의 선수단 등번호 '11번'이 8년째 결번인 가운데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입단한 '베테랑 우완투수' 아리하라 고헤이(34)가 해당 배번에 대한 제안을 아예 받지 않았다는 뒷이야기를 공개해 화제다. 닛폰햄에서 11번은 다르빗슈 유(40·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가 차례로 달았던 번호다.
일본 언론 주니치 스포츠는 19일 "닛폰햄이 아리하라에게 등번호 11번을 제시하지 않았던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등번호 11번이 구단 역사에서 지닌 의미를 조명했다.
지난해 12월 25일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아리하라의 닛폰햄행이 확정적이다. 복수 구단의 영입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닛폰햄이 상징적인 등번호 11번까지 제시하며 마음을 움직였다"고 밝힌 바 있다. FA(프리에이전트) 신분이었던 아리하라의 닛폰햄 이적은 확정됐지만, 등번호에 대한 부분은 사실이 아니었다. 지난 13일 개최된 입단 기자회견에서 74번을 선택했다.
구단 관계자는 주니치 스포츠를 통해 11번 제안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해당 관계자는 "11번에 대한 선택지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리하라 역시 "구단으로부터 여러 가지 등번호를 제안받았지만 아무도 달지 않았던 번호로 새 출발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의미가 전혀 없는 번호"라고 말했다. 4년 총액 30억 엔(약 28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친정팀에 복귀하며 실력과 예우를 모두 인정받았지만, 닛폰햄의 '성역'인 11번만큼은 예외였던 셈이다.
닛폰햄 구단 역시 11번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구단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11번을 준영구 결번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공식적으로 영구결번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구단에게는 특별한 숫자"라는 입장을 전했다. 영구 결번은 아니지만, 구단과 팬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그에 걸맞은 압도적인 재능을 가진 신인' 혹은 '팀의 역사를 새로 쓸 에이스'에게만 허락되는 비공식 결번으로 취급받고 있다.
닛폰햄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의 반응을 보인다. 비시즌이긴 하지만 주니치 스포츠가 야구장에 출근하는 일부 선수들에게 문의한 결과 "결번 기간이 길어지면 달기 두려운 번호가 된다. 아마 가장 가까운 선수는 닛폰햄 에이스로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이토 히로미(29)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결국 닛폰햄의 '11번'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메이저리그까지 호령한 다르빗슈와 오타니라는 두 거인의 발자취가 담긴 '에이스의 상징'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8년째 주인 없는 유니폼으로 남아있는 11번은 오타니가 만약 '친정팀'인 닛폰햄에 돌아온다면 또 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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