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처뿐인 패배다. 급기야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골키퍼 유망주가 직접 사과문을 남기기에 이르렀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대회 3위 결정전에서 베트남과 승부차기 끝에(2-2, PSO 6-7) 패배했다.
굴욕적인 패배다. U-23 대표팀이 베트남에 패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9경기에서는 6승 3무로 압도적이었지만,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비난의 화살은 유망주 선수들에게도 돌아갔다. 베트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뛴 골키퍼 황재윤(23·수원FC)은 경기가 끝난 뒤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늦게까지 응원해주신 대한민국 축구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 먼저 전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개인 SNS를 통해 악플 세례를 받은 여파로 해석된다. 황재윤은 7번 키커까지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번번이 상대 키커의 방향을 예측하지 못했다. 이에 맹비판받았던 듯한 황재윤은 "먼저 (이민성)감독님 코치님께 지시받은 건 전혀 없었다. 저의 온전한 잘못"이라며 "해주시는 모든 말 겸허히 받(아)들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여전히 일부 팬들의 맹비난은 끊이지 않은 듯하다. 첫 게시글을 올린 4시간 뒤 황재윤은 "저의 글에 오해로 연락을 많이 받았다. 지시가 없었다는 말의 뜻은 승부차기 방향 선택은 온전한 저의 선택이었다는 말"이라며 "제 선택이었기 때문에 비난과 비판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전했다.
황재윤은 2025시즌 수원FC(당시 K리그1) 소속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초신성 골키퍼다. 시즌을 5위로 마친 강원FC를 상대로 무실점을 선방쇼를 펼친 미래 수문장 재목으로 통한다.
심지어 황재윤은 뛰어난 프로 의식으로도 주목받은 바 있다. 지난 10월 황재윤은 제주SK전에서 온몸을 날리는 선방을 선보이다 상대 발에 머리를 걷어차여 쓰러졌다. 이달 맹활약을 펼친 황재윤은 10월 K리그1 영플레이어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황재윤은 4강전까지 벤치를 지켰다. 주전 골키퍼 홍성민(포항 스틸러스)의 2옵션으로 출격을 기다리다 대회 최종전이 돼서야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황재윤의 대표팀 출전 경력은 지난 6월 호주와 U-22 대표팀 친선전 1경기가 전부였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유망주가 단 한 번의 출전으로 씻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키커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승부차기에서 실점을 이유로 삼는 것은 더욱 가혹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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