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단한 의지다. 두산 베어스의 '52억 프리에이전트(FA)' 불펜 투수 이영하(29)가 드디어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마치 벌써 시즌에 돌입한 듯 100개가 넘는 공을 뿌리며 엄청난 의욕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베어스 선수단은 현재 호주 시드니에서 1차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투수들의 불펜 피칭은 27일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그중에는 이영하도 있었다.
이영하는 지난 27일 36개의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그리고 이틀 휴식 후 단 3일 만인 30일에는 무려 104개의 공을 던지며 2026시즌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두산 관계자는 이영하에 관해 "투수진 중 가장 빠른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단순히 투구 수만 많은 게 아니다. 전반적인 밸런스와 구위 모두 좋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라고 밝혔다.
이영하의 불펜 피칭은 김원형 감독이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이영하의 불펜 피칭 중간중간, 또 마친 뒤에 한참을 피드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이영하는 지난 1월 초 일본 노베오카에서 박웅, 박신지와 함께 '팀 토고' 동계 훈련을 소화했다. 당시부터 이영하는 꾸준히 하프 피칭을 실시하며 몸 상태를 끌어 올렸다. 이어 1월 14일 귀국 후 다시 18일 선발대로 곧장 호주에 도착하는 열정을 드러냈다. 호주에서도 매일같이 마운드에 오르며 몸을 끌어올린 게 지금의 좋은 페이스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영하는 두산 구단을 통해 "1월에도 일본과 호주에서 꾸준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몸 상태는 준비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 투수 보직을 위해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다. 원래 스프링캠프에서 꾸준히 100구 이상 투구를 해왔다. 불펜피칭 중간중간 완급 조절이나 밸런스 체크도 하기 때문에, 페이스가 부담스럽지는 않다. 호주에서 계획해둔 페이스대로 잘 가고 있다"고 짚었다.
계속해서 이영하는 "감독님께서 투수 코치로 계실 때 내가 바깥쪽 코스를 잘 던졌던 걸 기억해주시더라. 나 역시 그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 오늘도 중심 이동이나 밸런스 부분에서 내가 생각했던 의도를 감독님께서 바로 알아봐 주셨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영하는 김원형 감독이 두산 투수코치 시절이던 2019년 29경기에 등판해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를 올리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끝으로 이영하는 "보직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캠프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만 신경 쓰겠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한편 2025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한 이영하는 지난해 11월 두산과 FA 계약을 체결하고 잔류했다. 4년 최대 52억 원(계약금 23억, 연봉 총액 23억, 인센티브 6억 원)의 조건이었다.
영일초-강남중-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한 이영하는 2016년 1차 지명으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뒤 2017년 입단했다. 입단 계약금은 3억 5000만원. 그리고 어느덧 이영하도 내년이면 프로 10년 차 투수가 된다.
이영하는 데뷔 시즌인 2017시즌 20경기에 등판, 3승 3패 평균자책점 5.55를 찍었다. 이듬해인 2018시즌 10승(3패 2홀드) 투수 반열에 올랐고, 2019시즌에는 마침내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맹활약을 펼쳤다. 22세의 어린 나이. 두산 선발 마운드 10년을 책임질 에이스가 등장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잠시 야구 외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그는 '무죄' 판결과 함께 2023시즌 도중에 복귀, 다시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앞서 2020시즌과 2021시즌에는 시즌 초반 선발로 시작했다가,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던 그였다. 2022시즌 선발로 복귀했지만, 다시 2023시즌부터 불펜 투수로 자리를 굳히기 시작했다.
2023시즌 이영하는 36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4홀드 평균자책점 5.49의 성적을 거뒀다. 이어 2024시즌 이영하는 60이닝 이상 책임지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59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99를 마크했다. 총 65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62피안타(4피홈런) 36볼넷 59탈삼진 34실점(29자책) 1블론세이브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50, 피안타율 0.243의 세부 성적을 기록했다. 필승조와 추격조를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활약하며 마당쇠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2024시즌 종료 후 두산 구단은 이영하의 성과를 인정했다. 크게 인상된 연봉으로 보답했다. 종전 연봉 1억원에서 무려 8000만원이 많아진 1억 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2025시즌 이영하는 73경기에 등판, 4승 4패 14홀드 평균자책점 4.05를 마크했다. 총 66⅔이닝 동안 63피안타(4피홈런) 39볼넷 72탈삼진 33실점(30자책점) 5블론 세이브,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53, 피안타율 0.254의 세부 성적을 거뒀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이영하는 총액 52억원의 조건에 도장을 찍으며 두산에 남았다. 당시 두산 관계자는 "연평균 60이닝 이상 소화할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춰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며 "팀의 허리를 든든하게 지켜줄 자원인 동시에 젊은 투수들의 리더 역할 역시 기대한다"면서 이영하와 FA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2026시즌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다시 두산 마운드를 이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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