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농구의 '살아있는 역사' 김정은(39·부천 하나은행)이 정든 코트를 떠난다. WKBL(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초의 '은퇴 투어'와 함께하는 화려하고도 명예로운 작별이 확정됐다.
부천 하나은행 여자농구단은 3일 "구단의 상징이자 한국 여자농구의 살아있는 역사인 김정은이 2025~2026시즌 남은 5라운드와 6라운드 동안 부천 하나은행의 마지막 원정 경기가 진행되는 5개 경기장에서 WKBL 역사상 최초로 '은퇴 투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이번 은퇴 투어는 김정은 선수가 20년간 누벼온 코트에서의 헌신과 공로를 기리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1월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회의실에서 열린 사무국장 회의 때 김정은의 은퇴 투어가 논의됐고, 은퇴 투어 진행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 끝내 오는 4일 용인 삼성생명과의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은퇴 투어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상대 팀 선수단 및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2006 WKBL 신입 선수 선발회 전체 1순위로 데뷔한 김정은은 프로 데뷔 후 20년간 한결같이 코트를 지키며 한국 여자농구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2024년 12월 2일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통산 8141점을 기록하며 정선민(현 하나은행 수석코치)의 기록을 넘어 WKBL 역대 최다 득점자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 12월 21일 아산 우리은행전 경기에 출전해 통산 601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하며 임영희(현 우리은행 코치)를 제치고 역대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역대 통산 출전 시간 1위, 2000득점부터 8000득점까지 역대 최연소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06 겨울 시즌 신인선수상, 리그 득점상 4회 수상, 리그 BEST 5 6회 선정, 챔피언결정전 MVP 1회 수상,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자로 리그 및 대표팀에서 큰 활약을 했다.
은퇴 투어를 앞둔 김정은은 구단을 통해 "저보다 더 위대한 길을 걸어오신 선배님들도 누리지 못한 이 자리가 제게 허락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여자농구 선수가 코트에서 보낸 시간이 온전히 존중받는 문화를 만드는 데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 은퇴 투어를 조심스럽게 수락하게 되었다. 이 자리는 제 개인의 영광이 아닌, 한국 여자농구를 지켜온 모든 선수의 땀방울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은 "현재 치열한 순위 싸움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한 선수의 은퇴를 너그럽게 배려하고 존중해 주신 각 구단 및 연맹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김정은의 농구 인생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하나은행 여자농구단 관계자 역시 "선수의 은퇴 투어가 열릴 수 있게 동참해주신 5개 구단 및 한국여자농구연맹에 감사의 말을 전하며, 김정은 선수는 실력이 좋은 선수를 넘어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후배들에게 프로 선수로서 어떤 태도로 코트에 서야 하는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그녀의 마지막 원정길이 승패를 떠나 김정은 선수의 마지막 여정을 축하하고 존경을 표하는 축제의 장의 되길 바란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한편, 김정은의 은퇴 투어는 2월 4일 용인 삼성생명전(용인실내체육관), 2월 7일 부산 BNK전(부산사직실내체육관), 2월 14일 아산 우리은행전(아산이순신체육관), 2월 23일 청주 KB전(청주체육관), 4월 1일 인천 신한은행전(인천도원체육관)에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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