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맷 매닝(28)이 '특급 외인'의 향기를 풍기며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단순히 구위만 좋은 게 아니다. KBO 리그의 새로운 변수인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를 대하는 태도에서 벌써부터 '완성형 멘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어느새 3번째 불펜 피칭까지 마치며 순조로운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매닝은 5일 진행된 자신의 3번째 불펜 피칭에서 총 52개의 공을 던졌다. 이번 피칭의 목적은 전력투구가 아닌 '몸 상태 점검'과 '밸런스 잡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가볍게 던진 공 끝이 매서웠다. 매닝은 이날 컨디션의 75~80% 수준으로만 투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구속 149㎞를 찍었다.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본격적으로 구속을 끌어올리면 최고 구속 150km 중반대까지는 무난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피칭을 마친 매닝은 "만족스럽다. 오늘은 공 개수를 늘리면서 몸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지 확인했다"며 "지금은 세게 던지는 것보다 밸런스를 잡고, 각 카운트마다 어떤 볼 배합을 가져갈지 연구하는 단계"라는 소감을 담담하게 전했다.
KBO 리그에 새롭게 합류하기에 최대 적응 과제인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에 대해서도 매닝은 놀라울 정도로 쿨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이미 경험해 본 시스템이라 익숙하다"며 여유를 보였다. 오히려 "ABS는 경기를 공평하게 만들어준다. 가끔 실투를 하더라도 시스템상 존에 걸치면 판정을 받을 수 있어 투수에게 긍정적인 면이 많다"며 시스템의 장점을 먼저 치켜세웠다. 낯선 환경에 대한 불평보다는 적응과 활용을 먼저 생각하는 '에이스급 멘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첫 스프링캠프지만, 매닝은 이미 삼성의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내가 먼저 다가가기 전에 동료들이 웃으며 인사해 줘서 아주 편안하다"며 웃어 보인 그는 팬들을 향한 당찬 포부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매닝은 "가장 큰 목표는 부상 없이 건강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것"이라며 "마운드 위에서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팀이 우승하는 데 큰 보탬이 되고 싶다. 한국 팬들 앞에서 멋진 투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매닝은 지난해 12월 삼성과 계약을 맺었다. 연봉 100만 달러를 보장하는 조건이다. 삼성 구단은 영입 발표 당시 "198cm, 몸무게 88kg의 체격을 갖춘 오른손 오버스로 유형의 투수다.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 152km로 구위가 우수하고 스위퍼, 커브, 스플리터,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최근 몇 년간 KBO 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 구단들의 우선 영입 대상으로 거론됐던 투수이기도 하다"고 호평했다.
사실 매닝은 메이저리그에서 최상급 유망주 출신이다. 2016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디트로이트 유니폼을 입은 매닝은 입단 계약금만 350만 달러(약 51억원)를 받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입단 이후 5년 만인 2021시즌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디트로이트의 유망주지만 4시즌을 보내고 지난해 7월 트레이드를 통해 필라델피아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50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11승 15패 평균자책점 4.43을 찍었다. 결국 안정적인 기회를 위해 한국 무대에 도전한다.
'사자 군단'의 새로운 엔진 매닝이 보여준 압도적 구위와 성숙한 태도에 삼성의 2026 시즌 마운드 구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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