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며 국내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야마이코 나바로(39)가 고국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현역 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삼성 왕조의 주역'이었던 그가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 중인 나바로는 최근 현지 매체를 통해 향후 은퇴 계획에 대한 속내를 내비쳤다.
나바로는 지난 1일 끝난 도미니카 윈터 리그(LIDOM)의 레오네스 델 에스코히도 구단 소속으로 활약했다. 정규리그 44경기에서 타율 0.282(142타수 40안타) 6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73의 준수한 비율 스탯으로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비록 기동력은 예전만 못하지만, 특유의 선구안과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팀 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OPS 1위에 올랐을 정도다.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기록한 OPS 0.775보다도 더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민영 방송사인 노티시아스 신(Noticias SIN)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나바로는 도미니카 윈터리그 종료 후 열린 카리브해 시리즈에 나설 수 있었지만, 가족 사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정리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인정했다.
나바로는 "아이 중의 한 명과 관련된 개인적인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한 뒤 "1년~2년 정도만 더 하다가 은퇴할 것이다. 더 이상 (가족과 관련된 것으로 고민하는)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보다 더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노티시아스 신은 "나바로가 자신의 선수 생활 마지막 시기를 알렸다"고 표현했다.
나바로는 국내 야구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이름이다. 2014~2015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를 지배던 나바로는 2014년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2015시즌에는 정규리그 140경기에서 무려 48홈런을 때려내며 역대 KBO 외국인 타자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당시 기준)과 2루수 최다 홈런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운 바 있다. 나바로의 기록은 2025시즌 삼성 소속 외국인 선수인 르윈 디아즈(30)에 의해 깨졌다. 디아즈가 나바로보다 2개의 홈런을 더 때려내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후 나바로는 2016시즌을 앞두고 태도 등의 문제로 삼성과 재계약이 불발된 뒤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말린스로 건너갔다. 아쉬운 작별을 고했지만, 나바로가 삼성에서 보여줬던 임팩트만큼은 역대 최고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이 외국인 타자의 '라스트 댄스'가 이제 막 그 종착역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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