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흔이 넘어 제2의 전성기를 맞았고 2년 연속 최고령 홀드왕이 됐다. 그리고 이젠 국가대표로 13년 만에 다시 한 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향한다.
MLB 네트워크는 6일(한국시간) 생중계를 통해 WBC 참가국의 최종 출전 명단을 공개했다.
한국 대표팀에선 4명의 한국계 선수들과 해외파 선수들 등이 주목을 받았고 부상으로 빠지게 된 선수들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하나 더하자면 불펜의 무게감을 더하기 위해 합류한 42세 최고령 노경은(SSG 랜더스)의 승선이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열린 일본과 K-베이스볼 시리즈 두 경기에서 18실점했는데 볼넷을 21개나 내주며 자멸했다. 이 경기를 마친 뒤 베테랑 투수의 중요성이 대두됐고 류지현 감독은 사이판 1차 캠프를 앞두고 노경은과 류현진(39·한화 이글스)을 합류시켰고 결국 둘 모두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3년 프로에 데뷔한 노경은은 근 10년간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2012년에야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자원으로 거듭났다. 그해 12승 6패 평균자책점(ERA) 2.53으로 맹활약했고 결국 이듬해 2013 WBC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섰다.
당시 네덜란드와 1차전에서 구원 투수로 나선 노경은은 승계 주자의 득점을 막아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3경기 3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2013년 이후엔 리그에서도 내리막길을 걸었고 2021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뒤 SSG 입단 후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2022년 9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고 2023년부터 3년 연속 30홀드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2024년(38홀드)과 2025년엔 2년 연속 최고령 홀드왕에 등극했다.
노경은은 본선 첫 경기인 3월 5일 체코전 기준 41세 11개월 22일에 이르게 되며 종전 최고령 기록인 2017년 WBC 때 임창용(40세 9개월 2일)을 넘어 한국 야구대표팀 역대 최고령 참가자에 오르게 된다. 나아가 최고령 출장 기록까지 갈아치울 전망이다.
류지현 감독은 노경은의 경험을 믿었다. 이날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나선 류지현 감독은 "11월 평가전을 마치고 공항에 도착해서 말씀을 드렸던 부분이 더 경험이 많은 선수가 필요하겠다, 그 부분에서 확신을 가졌다는 표현이 썼다"며 "굉장히 많은 나이인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지난 시즌에 굉장히 좋은 모습들을 보여줬다. 그런 게 밑바탕이 됐기 때문에 선택을 할 수 있었다. 그 선수들이 역할을 해줘야 되는 경기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도 "류현진, 노경은 선수는 나이에 관계없이 경험과 기술을 갖춘 선수"라며 "류현진 선수는 선발 투수이고 노경은 선수는 중간 투수다. 그래서 앞뒤에서 충분히 대한민국 대표팀의 마운드를 끌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노경은에게도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SSG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전지훈련 중인 노경은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2013년이 마지막 국가대표라고 생각하며 지내왔다. 다시 대표팀이 된다는 건 사실상 상상해 본 적이 없고, 뜻밖에 이렇게 합류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최고령인 걸 떠나서 젊은 선수들과 동등하게 봐주셨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다. 나이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후배들과 함께 파이팅 하면서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참으로서 단순히 경기력 외에도 대표팀에 많은 경험을 이식해줘야 하는 임무도 지녔다. 노경은은 "대표팀을 매번 나가는 선수가 아니었기에 나갈 때마다 설레고 긴장된다. 이런 감정들을 이전에 겪어봤기에 후배들이 오버페이스 하지 않도록 대화도 많이 나누고 분위기를 잘 조성해 보려 한다. 후배들이 조금 더 편하게, 재미있게 경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최우선인 것 같다"고 전했다.
시즌 종료 후에도 공을 놓지 않았다. 감각을 유지해왔고 사이판 캠프에서 고우석(디트로이트)과 함께 가장 빠르게 불펜 피칭에 나설 정도로 컨디션을 많이 끌어올린 상태다. "몸 상태가 너무 좋다"는 노경은은 "근력적인 부분 잘 만들어왔고, 지금은 밸런스적인 부분과 변화구 감각을 잡기 위해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13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노경은은 "2013년에는 기대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지만, 이번 대회는 다르다"며 "반드시 컨디션 조절 잘해서 마운드 위 좋은 구위와 경기력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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