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이 다른 한화 이글스다. 노시환(26)과 초대형 규모의 비FA(프리에이전트) 다년계약을 맺은 이유에 관해 손혁(53) 한화 단장이 직접 설명했다.
한화 구단은 23일 "지난 22일 팀의 간판타자 노시환과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화는 계약 조건에 관해 "2027시즌부터 2037시즌까지 계약기간은 11년"이라면서 "옵션 포함 총액은 307억원이다. 이는 FA 계약과 비FA 다년계약을 통틀어 KBO 리그 역대 최장기이자 최대 규모 계약"이라고 부연했다. 구단의 설명대로 '천지개벽' 수준의 계약이다.
손혁 단장은 구단과 일문일답을 통해 노시환과 비FA 다년계약 과정에 대해 더욱 자세한 내용을 공개했다.
손 단장은 "노시환이 스스로 계속 한화 이글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주위에서 여러 가지 말이 나왔지만, 그와 반대로 수월하게 진행됐다. 마지막에 몇 가지 조율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시즌 시작 전에 계약이 마무리돼 팀에나 선수에게나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장기계약'을 맺은 배경에 관해 "그냥 간단하게 딱 말하면, 노시환이기 때문"이라면서 "노시환은 한화 팬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레전드인 장종훈과 김태균의 뒤를 이을, 한화의 현재이자 미래인 선수라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실무진 쪽에서 장기계약이 좋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그게 수월했던 이유는 앞서 말한 대로 노시환의 머릿속에 계속 '한화'라는 단어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노시환의 11억 총액 307억원을 연평균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8억원 정도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당장 샐러리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의 금액. 일각에서는 오버페이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손 단장은 샐러리캡에 관한 우려에 "그건 실무진들과 잘 논의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현시점에서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덧붙이자면, 사실 노시환과 3번 정도 FA 계약을 한다고 생각했을 때, 지금 장기로 계약하는 것이 여러모로 훨씬 더 좋은 계약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실무진 전체가 생각을 공유한 부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구단 입장에서는 노시환과 계약 기간이 길다고 하더라도, 지금 계약을 맺는 게 비용을 더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시환은 올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빅리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포스팅 조항을 넣은 배경'에 관해 손 단장은 "선수의 동기부여를 생각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노시환이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떨친다면 한화 팬들과 한화인들 모두 노시환을 보면서 자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2026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 선수의 동기부여도 이끌어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직 메이저리그만 해당한다. 일본프로야구(NPB)는 아니다. 한화는 "해외 진출은 메이저리그에 국한하되, 포스팅을 통해 복귀 시에도 한화의 프랜차이즈로 남을 수 있도록 상호 합의하며 계약 조건을 추가한 것"이라 강조했다.
끝으로 "이제 노시환은 진짜 최강한화의 멤버가 됐다"고 밝힌 손 단장은 "노시환이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리더로서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팬분이 노시환을 응원해 주시면 11년 그 이상으로 노시환의 화려한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실 한화와 노시환의 계약을 앞두고 비시즌 동안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노시환 측이 최소 150억원 이상의 계약 규모를 원한다는 설도 돌았다. 연평균 금액 25억원, 4년 총액 100억원에 도장을 찍은 강백호가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었다. 노시환은 당연히 그보다 더 큰 규모의 금액과 긴 기간을 원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연평균 금액을 대략 30억원으로 잡아도 5년이면 150억원, 7년이면 2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의 계약 규모까지 언급됐다.
하지만 한화는 보법 자체가 달랐다. KBO 리그 역사에 없었던 초대형 메가톤급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런 구단을 향해 한화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한화가 프랜차이즈 스타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낭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최근 KBO 리그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것만 같았던 주인공들이 원소속 팀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노시환이 다른 팀과 FA 계약을 맺는다고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최근 추세였다. 그러나 노시환은 사실상 '종신 한화맨'으로 남게 됐다. 심지어 타 팀 팬들까지 부러워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노시환은 최근 KBO 리그에 흔치 않은 우타 거포다. 여기에 6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할 정도로 좋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는 홈런포는 1승 그 이상의 효과를 팀에 안겨준다. 큰 경기에서는 더욱 필요한 게 거포의 결정적 한 방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건 나이다. 올해로 26세가 된 가운데, 올 시즌 종료 후 4년 FA 계약을 맺더라도, 종료 시점인 2030년 나이가 30세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에 한화가 4년이 아니라 6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맺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리고 이를 초월하는 11년이라는 초장기 계약이 터졌다.
노시환은 계약 후 구단을 통해 "내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시며 역사적인 계약을 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팬들의 응원 덕에 지금의 노시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 계약에도 팬들의 힘이 큰 영향을 끼쳤다.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이어 "앞으로 더욱 프랜차이즈 선수라는 책임감을 갖고 한화가 명문 구단으로 자리 잡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장 2026년에는 감독님, 코치님들, 선후배들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뛰겠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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