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가 제대로 열릴 수나 있을까.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가 최악의 마약 카르텔 폭력 사태에 휘말리며 대회 개최 능력에 대한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24일(한국시간) "멕시코 마약 카르텔 할리스코 차세대 카르텔(CJNG)의 수장 네메시오 오세구라 세르반테스(엘 멘초)가 군에 의해 사살되자 이에 반발한 조직원들이 멕시코 전역에서 전면적인 폭력 사태를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월드컵 개막을 불과 몇 달 앞두고 국가 치안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과달라하라는 한국이 무려 월드컵 두 경기나 치르는 지역이다.
이번 사태는 월드컵 4경기가 예정된 과달라하라가 속한 할리스코주에서 시작됐다. 조직원들은 버스와 택시를 탈취해 불을 지른 뒤 도로를 점거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고카트 경기장 인근과 월드컵 경기가 열릴 에스타디오 아크론으로 향하는 유일한 도로마저 불타는 버스에 의해 차단됐다.
사실상 국가 마비 상태다. 할리스코주는 즉각 적색 경보를 발령하고 시민들에게 실내 대기를 권고했다. 과달라하라의 코스트코를 비롯한 대형 매장들까지 방화와 파괴의 표적이 됐고, 이 여파로 일요일 예정됐던 치바스와 클럽 아메리카의 여자부 클라시코 나시오날을 포함해 프로축구 1, 2부 리그 4경기가 전격 연기됐다. 폭력 사태는 이미 12개 이상의 지역으로 확산됐으며 불과 24시간 만에 국가방위군 대원 25명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이미 예견된 사태나 다름없다. 멕시코 당국은 당초 미국 측에 "월드컵 개최 도시에서 발생할 폭력 사태와 국가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2026년에는 엘 멘초를 체포하거나 사살하지 말아달라"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멕시코 축구계는 과거 경기장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전 트라우마가 있다. 지난 2011년 8월 에스타디오 코로나 밖에서 발생한 총격전으로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도망치고 팬들이 좌석 밑으로 숨어드는 공포의 순간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바 있다.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현재 CJNG는 헬기를 격추할 수 있는 군사 수준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멕시코 전문가 하비에르 에스카우리아차 교수는 "카르텔을 압박하면 반드시 반격이 온다.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 보안 상황을 관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자국민에게 실내 대기를 권고했고 캐나다는 멕시코행 항공편을 취소하고 있다.
이런 아수라장 속에서도 FIFA는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위르겐 마인카 FIFA 멕시코 사무국장은 "멕시코 연방 정부와 3년간 보안 협력을 해왔으며 모든 팬과 팀을 위한 보안 프레임워크가 준비되어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역시 "경찰 및 연방 보안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수천 대의 보안 카메라 설치와 드론 방지 기술 도입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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