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탈락하면 우리 우승 가치 떨어져" 드림팀 광탈 위기에 낯 뜨거운 日 반응 [2026 WBC]
드림팀으로 불렸던 미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광속 탈락(광탈) 위기에 놓였다. 약체팀도 언제든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야구의 묘미가 드러난 상황에서 꽤 낯 뜨거운 반응이 일본에서 나왔다.
일본 매체 슈에이샤는 11일(한국시간) "미국이 WBC 1라운드에서 탈락한다면 '사무라이 재팬(일본 국가대표팀을 일컫는 말)'에 닥칠 3가지 손실"이라는 주제로 미국 대표팀을 다뤘다.
앞서 마크 데로사 감독이 이끄는 미국 대표팀은 11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다이킨 파크에서 펼쳐진 이탈리아 야구 대표팀과 2026 WBC 1라운드 B조 최종 4차전에서 6-8로 졌다.
이변 그 자체였다. 미국은 6회까지 0-8로 끌려가는 등 과정도 좋지 못했다. 뒤늦게 6점을 따라붙었으나, 실점이 중요한 WBC 1라운드에서 8실점은 치명적이었다. WBC 1라운드 규정에 따르면 승률이 동률인 팀들끼리 승자승, 최소 실점률, 최소 자책점률 순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따라서 미국은 12일 오전 7시에 열릴 이탈리아-멕시코전에서 이탈리아가 승리하거나 멕시코가 5득점 이상으로 이탈리아에 승리하길 기도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을 흥미롭게 본 건 일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관점이 다소 독특하다. 슈에이샤는 "일본 대표팀 입장에서는 최대 라이벌이 무너진 셈이다. 미국의 1라운드 탈락이 우승을 노리는 사무라이 재팬에 호재가 될 것 같지만, 상황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WBC 우승을 전제로 손실을 따지는 모습이 퍽 재미있다. 슈에이샤는 "대회 전체로 돌아보면 일본에 적지 않은 감점 요인이 발생한다"고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슈에이샤는 "첫째, 결승 토너먼트의 화제성과 서사가 사라진다"라며 "현재 WBC는 단순히 세계 1위를 가리는 장을 넘어 '야구 종주국 미국에 일본이 어떻게 도전하는가'라는 구도 자체가 핵심 볼거리"라고 전했다.
이어 오타니의 지난 대회 결승전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이 조기 탈락하면 지난 대회 결승전의 재대결이라는 이번 대회 최대의 대립 구도가 없어진다. 일본이 승승장구해도 흥행이나 국제적인 화제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슈에이샤는 "둘째 일본이 우승하면 그 평가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라며 "WBC는 세계 최강의 전력을 갖춘 미국을 꺾었을 때 진정한 '세계 제패'라는 인상이 강하다. 미국이 없는 토너먼트에서 1위를 한다면 최강의 라이벌과 붙지 않고 얻은 우승이라는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야말로 몰상식한 지적이다. 미국이 세계 최강으로 불릴 만한 전력을 갖춘 건 사실이지만, 야구는 그런 팀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스포츠이기에 팬들이 열광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를 쟁취한 이탈리아 대표팀에 대한 예의도 아니었다.
더욱이 이탈리아전 패배 후 미국 대표팀이 8강 진출을 확정한 것으로 착각하고 미리 축배를 들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드림팀, 야구 종주국이란 타이틀이 민망할 정도의 안일함이었다.
슈에이샤가 마지막으로 언급한 세 번째 이유는 그들이 WBC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일본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WBC는 야구 월드컵이라는 이명으로 불리며 야구의 저변 확대와 축제를 표방했다.
허울 좋은 겉치레였다. 슈에이샤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마이너스 요소가 존재한다. 메이저리그 주요 선수들이 속해 있는 미국 대표팀은 중계권료, 스폰서, 해외 언론의 관심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넷플릭스 단독 중계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서 미국이 초반 탈락한다면 대회 후반 세계적인 시청 열기와 일본의 경기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 줄어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해 못할 발언은 아니다. 하지만 슈에이샤는 "일본 야구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가 줄어들었다. 또한 일본프로야구(NPB) 선수들에게 소중한 쇼케이스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라고 밝혀 스스로 대회와 우승의 가치를 낮췄다.
그러면서 "WBC의 가치는 우승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수들과 진검승부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파악한다는 점에 있다. 미국과 겨룰 기회를 잃는다면 일본의 투수력, 기동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서 얼마나 경쟁력 있는지 측정할 무대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든 것이 일본의 우승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슈에이샤는 "미국의 1라운드 탈락은 격동의 토너먼트의 일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하지만 일본에 정말 가치 있는 시나리오는 최강팀을 정면으로 이겨내고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다. 수월해진 대진표로 좋아하기에는 잃게 될 유·무형의 자산이 생각보다 크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