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TV에서만 보던 슈퍼스타들과 경기한다고 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 고등학생과 프로 팀의 싸움이 아니니까."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준결승 길목에서 '강호' 도미니카 공화국을 마주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간판'이자 주장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단호하면서도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이름값에 눌리지 않고 실력으로 정면 승부하겠다는 의지다.
이정후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8강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전하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정후는 "사실 우리 선수들이 TV에서나 보던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처음 경기하게 되면 이름값에 주눅이 들 수도 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이내 "실력 차이가 날 수는 있어도 우리가 같은 프로야구 선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고등학생과 프로팀이 싸우는 게 아니라, 각 나라에서 최고로 모인 성인 프로 선수들끼리 싸우는 자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를 앞두고 도미니카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본 것에 대해선 "미국에서도 사실 이렇게 원정 경기에 갔을 때 상대 팀 선수들이 타격 훈련하는 것을 같은 팀 선수들끼리 보곤 한다. 역시 좋은 선수들은 어떻게 타격하는지 궁금한 것은 모든 야구 선수들이 다 똑같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지켜봤던 것 같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특히 이정후가 강조한 키워드는 '후회'였다. 그는 "항상 경기 전 선수들에게 '내일이 됐을 때 오늘을 되돌아보며 후회만 남게 하지 말자'는 말을 많이 한다"며 "내일도 경기를 치르고 그다음 날이 됐을 때, 지난 경기를 돌아봤을 때 후회가 남으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후회하지 않게끔만 했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전했다.
결과에 매몰되기보다 과정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리더이자 주장의 선언으로 보였다. 이정후는 "우리가 할 것만 최선을 다한다면 결과는 받아들일 수 있다"며 당당한 승부를 예고했다.
이러한 이정후의 리더십은 류지현 감독이 강조한 '역대급 팀 분위기'와 궤를 같이한다. 앞서 류 감독은 "역대 대표팀 중 이렇게 좋은 분위기를 형성한 팀은 없었다"며 선수들의 자발적인 상대 전력 분석과 뜨거운 열정을 치켜세운 바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좌완 크리스토퍼 산체스(30)를 선발로 내세워 한국 타선을 압박할 예정이다. 하지만 '후회 없는 승부'를 선언한 이정후를 필두로 한 대표팀은 특유의 응집력과 '원팀' 정신으로 마이애미의 기적을 정조준하고 있다. '성인 대 성인'으로서 당당히 맞서겠다는 이정후의 다짐이 내일 론디포 파크의 그라운드에서 어떤 결과로 피어날지 전 세계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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