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의 '상징' 류현진(39·한화 이글스)의 국가대표로서의 라스트 댄스가 아쉽게 막을 내렸다. 운명의 8강전 선발로 나섰지만, 2이닝조차 버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은 14일 오전 7시 30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 도미니카 공화국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1⅔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하며 조기 강판됐다.
출발은 완벽에 가까웠다. 1회말 류현진은 도미니카의 호화 타선을 상대로 전성기 못지않은 제구력을 과시했다.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예리한 커브를 찔러 넣어 삼진을 잡아냈고, 후속 타자 케텔 마르테와 후안 소토를 각각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하지만 2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선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내준 볼넷이 화근이었다. 이후 매니 마차도를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주니오르 카미네로에게 통한의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홈 승부에서 게레로 주니어의 절묘한 슬라이딩에 선취점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흔들린 류현진은 이후 훌리오 로드리게스를 땅볼 처리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렸지만, 아구스틴 라미레즈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하며 안정을 찾지 못했다. 이어 헤랄도 페르도모에게 안타, 다시 만난 타티스 주니어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점수는 순식간에 0-3까지 벌어졌다.
결국 한국 벤치가 움직였다. 2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류지현 감독은 류현진을 내리고 노경은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다행히 노경은이 마르테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은 막았으나, 한국으로서는 가장 믿었던 선발 카드의 조기 퇴장이 남긴 상처가 컸다.
이번 대회는 사실상 류현진의 국가대표 은퇴 무대로 점쳐져 왔다. 서른 후반의 나이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마이애미 마운드에 선 그는 혼신의 투구를 다짐했으나, 도미니카의 막강한 화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만약 한국이 이대로 패해 탈락하게 된다면, 오늘 경기는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좌완 투수의 마지막 국가대표 등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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