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KBO리그 시범경기는 지난해 7위 팀 롯데 자이언츠가 1위를 차지하며 24일 막을 내렸다. 한 경기도 취소 없이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한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시범경기는 승패 자체보다 경기 내용, 그리고 새로운 선수들을 점검하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결과보다 더 강하게 시선을 끄는 지표가 하나 있었다. 바로 홈런이다.
3월 23일 기준 시범경기 홈런은 119개, 경기당 1.98개에 달한다. 최근 몇 년과 비교하면 확연히 이례적인 수치다. 2022년 1.14개, 2023년 1.18개, 2025년 1.26개와 비교하면 단순한 증가가 아니라 '급등'에 가깝다.
이와 유사한 흐름은 불과 2년 전에도 있었다. 2024년 시범경기 경기당 홈런은 1.72개로, 2018년(2.03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정규시즌에서 그대로 연결됐다. 2024년 정규시즌 경기당 홈런은 2.00개. '탱탱볼 시대'로 불린 2018년(2.44개) 이후 6년 만에 다시 경기당 2개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렇다면 시범경기의 홈런 증가가 정규시즌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02년부터 2025년까지 24년간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의 경기당 홈런을 정리해봤다. 또한 공인구를 단일구로 사용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는 공인구 반발계수도 함께 비교했다.
◆ 시범경기 및 정규시즌 경기당 홈런과 공인구 반발계수
이 표를 보면 몇 가지 흐름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2002년부터 2025년까지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의 경기당 홈런은 각각 평균 1.36개와 1.76개로 나타났다. 시범경기에서 경기당 홈런이 높았던 시즌은 정규시즌에서도 홈런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2014년, 2016년, 2018년, 2024년이 대표적인 사례다. 반대로 시범경기 홈런이 낮았던 시즌(2007~2008년, 2012~2013년, 2022~2023년)에는 정규시즌에서도 장타 생산이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를 정량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2002년부터 2025년까지 24년간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의 경기당 홈런을 회귀 분석한 결과, 두 지표 사이에는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귀식은 다음과 같다. y = 0.3888x + 1.2335 (R² = 0.2349) (x는 시범경기 경기당 홈런, y는 정규시즌 경기당 홈런)
다만 상관관계의 강도는 크지 않다. 결정계수(R²)가 약 0.235라는 것은 정규시즌 홈런 변동의 약 23.5%만이 시범경기 데이터로 설명된다는 의미다. 즉, '약한 상관관계'에 해당한다.
그래도 의미 있는 것은 방향성이다. 시범경기에서 경기당 홈런이 증가할수록 정규시즌에서도 홈런이 늘어나는 흐름은 꾸준히 반복돼 왔다. 기울기 약 0.38이라는 수치는 시범경기 홈런 증가가 정규시즌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2026년 KBO리그 역시 이번 시범경기 흐름을 감안하면 홈런 개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공인구다. 단일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데이터를 보면, 반발계수와 홈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2016년 반발계수 0.4252 → 경기당 홈런 2.06개
2018년 0.4198 → 2.44개 (역대 최고)
2024년 0.4208 → 2.00개
2025년 0.4123 → 1.65개
반발계수가 높아질수록 홈런이 증가하고, 낮아질수록 감소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발계수가 0.001 상승하면 타구 비거리는 약 20㎝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종합하면 반발계수 상승은 타구 비거리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곧 홈런 증가로 연결된다. 실제로 반발계수와 정규시즌 경기당 홈런을 비교하면 두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KBO는 3월 25일 공인구 1차 수시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역시 조만간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 수치는 단순한 검사 결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올 시즌 KBO리그의 흐름, 나아가 리그 판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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