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참패는 단지 수비라인의 붕괴 때문만이 아니었다. 경기를 조율하고 공격 활로를 여는 '야전사령관'의 부재도 뼈아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밀턴케인스의 스타디움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3월 A매치 평가전에서 0-4로 완패했다.
수비진의 치명적인 연속 실책이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지만, 이면에는 90분 내내 실종된 중원 장악력과 꽉 막힌 공격 전개도 있었다.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이날 한국은 'K리거' 김진규와 박진섭으로 중원을 구성했다. 활동량과 수비 밸런스에 초점을 맞춘 조합이었지만, 공격 전환시 전방으로 양질의 패스를 공급해 줄 연결고리 역할은 부족했다.
중원에서 창조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자 전방의 공격진은 철저히 고립됐다. 최전방 스리톱의 좌우 측면을 맡은 황희찬, 배준호는 중원에서 볼을 배급받기보단 직접 측면을 공략하며 분전했다.
오현규가 전반 20분 골대를 강타하는 번뜩이는 장면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중원을 거쳐 파이널 서드로 진입하는 세밀한 패턴 플레이는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0-2로 끌려가던 후반 13분, 조규성, 손흥민, 이강인을 한꺼번에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유럽파 핵심 공격수들이 대거 그라운드를 밟았음에도 한국의 공격은 크게 날카로워지지 않았다.
이유는 전반전과 같았다. 중원에서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 줄기가 없다 보니, 손흥민과 이강인조차 하프라인 아래까지 깊숙이 내려와 직접 공을 운반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후반 막판 이강인과 백승호의 슈팅이 나왔지만, 경기 흐름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중원 사령관 황인범의 존재가 얼마나 필요한지 보여줬다. 중원에서 템포를 조절하고, 좌우로 방향을 전환하며, 결정적인 전진 패스를 찔러줄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가 빠지자 대표팀의 공격 루트는 단조로웠다.
황인범의 잦은 부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 중원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황인범 없는 중원 조합을 찾는 것이 대표팀의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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