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31·롯데)가 신들린 퍼트 감각을 앞세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사를 새로 썼다. 하루에만 11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른 김효주는 넬리 코다(미국)를 밀어내고 단독 선두로 도약하며 2주 연속 우승과 대회 2연패를 향한 독주 체제를 갖췄다.
김효주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윌윈드 골프클럽 캣테일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총상금 225만 달러)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쓸어 담아 11언더파 61타를 기록했다.
대기록이다. 김효주는 중간 합계 25언더파 191타를 적어내며 종전 기록을 1타 경신, LPGA 투어 역사상 54홀 기준 최저 타수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김효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드라이버부터 아이언, 퍼터까지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간 완벽한 라운드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김효주의 플레이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올리며 예열을 마친 김효주는 후반 들어 본격적인 몰아치기에 나섰다. 10번 홀부터 13번 홀까지 버디-버디-이글-버디를 기록하며 단숨에 코다를 제치고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치고 올라왔다. 16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김효주가 기록한 퍼트 수는 단 25개에 불과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세계 랭킹 1위 코다는 보기 없이 5언더파 67타로 선전했지만, 김효주의 기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김효주에게 4타 뒤진 2위(21언더파 195타)로 내려앉은 코다는 "김효주 같은 선수와 경기하면 5언더파를 치고도 잘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라며 "그의 골프는 믿기지 않을 만큼 환상적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두 선수의 인연도 흥미롭다. 김효주는 지난주 파운더스컵에서도 코다의 추격을 1타 차로 뿌리치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까지 포함하면 두 선수는 5라운드 연속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김효주는 "넬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이며 함께 경기하는 것이 즐겁다"고 존중을 표했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LPGA 2년 차 윤이나는 5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전인지는 15언더파 201타로 단독 8위에 자리했다. 유해란 역시 타수를 크게 줄이며 공동 17위로 도약했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김효주는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다면 통산 9승 달성과 함께 72홀 역대 최저 타수 기록(257타) 경신까지 기대해 볼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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