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4·LAFC)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뒤 불과 7개월 만에 두 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뒤를 이어 소방수로 투입됐던 이고르 투도르 임시 감독마저 부임 44일 만에 짐을 쌌다.
토트넘은 2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투도르 임시 감독이 상호 합의하에 즉시 구단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투도르 감독을 보좌했던 토미슬라브 로기치 골키퍼 코치와 리카르도 라냐치 피지컬 코치도 함께 해임됐다. 토트넘은 투도르 감독이 최근 겪은 부친상에 대해 애도를 표하며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 인사를 전했지만, 실상은 처참한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에 가까워 보인다.
충격적인 발표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데려온 소방수 사령탑 투도르 감독의 토트넘 재임 기간은 고작 44일에 불과했다.
그도 그럴 것이 투도르 감독은 지난 2월 14일 프랭크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해 7경기를 지휘하며 참담한 결과를 냈다. 지난 강등권 경쟁팀인 노팅엄 포레스트와 홈 경기에서 당한 0-3 완패가 결정타였다. 이 패배로 토트넘은 리그 17위까지 추락하며 강등권인 18위와 승점 차가 단 1점으로 좁혀졌다.
불명예 기록까지 썼다. 투도르 감독은 부임 직후 구단 역사상 최초로 첫 4경기 전패를 당했다. 북런던 더비에서 아스널에 1-4로 대패한 것을 시작으로 풀럼, 크리스탈 팰리스에 연달아 무릎을 꿇었다.
유럽 대항전에서도 힘을 못 썼다.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는 주전 골키퍼 비카리오 대신 신예 안토닌 킨스키를 기용했다가 17분 만에 2실점 하자 곧바로 교체하는 무리한 전술 운용으로 2-5 참패를 자초했다. 당시 교체되어 나가는 킨스키를 외면한 투도르 감독의 냉담한 태도는 현지 언론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극적인 반전마저 없었다. 리버풀전에서 히샬리송의 극적인 동점골로 첫 승점을 따내고 아틀레티코와 2차전에서 승리했지만, 노팅엄전 패배로 모든 기대는 무너졌다.
하락세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투도르 감독 부임 이후 토트넘은 리그에서 단 승점 1을 챙겼다. 이는 같은 기간 프리미어리그 모든 팀 중 최저치다. 현재 토트넘은 지난 12월 팰리스전 이후 88일 동안 리그 승리가 없는 역대급 부진에 빠져 있다.
현지에서는 투도르 선임 자체가 토트넘 수뇌부의 패착이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BBC'는 "투도르 선임은 감독 개인보다 토트넘 보드진의 무능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위기 상황에서 내린 도박이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이제 토트넘에 남은 리그 경기는 단 7경기다. 선덜랜드 원정을 시작으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울버햄튼 원더러스, 첼시와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다.
토트넘은 전 캡틴 손흥민이 떠난 뒤 7개월 만에 세 번째 사령탑을 찾아야 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1977년 이후 49년 만의 강등이라는 대참사가 현실화될 수도 있는 흐름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