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MBC사장 해임..갈등과 대립의 3년

발행:
김현록 기자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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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MBC 사장이 결국 해임됐다. 2010년 MBC 사장 취임 이후 3년만이다.


MBC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김재철 MBC사장 해임안을 처리했다. 여당 추천 6명, 야당추천 3명 등 9명으로 이뤄진 방문진 이사 중 재적 과반수인 5명이 찬성했다. 통과된 해임안은 주총 결의를 거쳐 발효된다.


이로써 김재철 사장은 우여곡절 끝에 2010년 3월 취임 이후 3년만에 MBC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1953년생인 김재철 사장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공채 14기로 MBC 보도국에 입사해 정치부, 도쿄 특파원, 보도국 수도권 부장, 정책기획실 정책보좌역, 보도제작국장, 울산MBC 사장, 청주MBC 사장 등을 거쳤다. 1953년 경남 사천 출신인 김재철 사장은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웨일스대학교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를 받았다.


MBC 요직을 두루 거쳤으나 그가 MBC 사장을 맡은 지난 3년 MBC는 유례없는 진통을 겪었으며 김 사장은 극한의 갈등과 반목 속에 시간을 보냈다.


2010년 2월 당시 청주MBC 사장이었던 김재철 사장은 사임한 엄기영 전 사장 후임으로 사장에 취임했다. 남은 임기는 1년. 그러나 사장 선임 과정에 반발한 노조가 총파업을 일찌감치 의결하고 김 사장의 첫 출근을 저지해 김 사장이 다음날 천막을 치고 업무를 보는 등 등 애초부터 험난한 시간이 예고됐다.


더욱이 김우룡 당시 방문진 이사장이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큰집 조인트' 발언으로 고위 권력층의 MBC 사장 인사 개입을 시사하고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당연히 노조는 즉각 반발했고, 김 사장은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김우룡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김 이사장을 민·형사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노사합의 전제조건으로 교체했던 황희만 특임이사를 부사장에 임명한 것에 반발, 퇴진을 요구하며 2010년 4월5일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첫 파업에 돌입했다. 김 사장은 김우룡 이사장 고소 방침을 철회하고 노조에 대해 민형사상 소를 제기하며 극렬하게 대립했다. 보도, 제작, 기술, 경영 등 전 부문 노조원 대다수가 동참한 가운데 파업은 39일간 이어졌다. 사측은 이근행 노조위원장 등을 해고하는 등 무더기 징계에 나섰다.


임금단체협상, 인사평가 최하등급 강제할당 문제가 불거지며 노사의 극한 대립이 이어졌다. 그 사이 '후플러스'와 'W' 등 시사프로그램이 폐지됐다.


노조와의 극한 대립이 이어진 가운데서도 2011년 2월 김재철 사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2014년까지 3년 임기의 MBC 사장이 된 것이다. 그해 7월 김재철 사장은 돌연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진주,창원 MBC 통폐합 승인을 보류한 데 대한 항의였다. 방문진은 재신임을 결정했고 이에 노조가 또다시 반발하는 등 갈등이 이어졌다.


그 사이 'PD수첩'의 수난도 이어졌다. '검사와 스폰서' 편을 연출한 최승호 PD 등 베테랑 PD들이 전출됐고,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 불방 사태도 빚어졌다. 노조 뿐 아니라 시민단체까지 비난에 가세했다. 파업 후 사측은 'PD수첩' 연출진 뿐 아니라 작가진을 전원 교체, 방송작가협회와도 격하게 대립했다.


이듬해 결국 갈등은 폭발했다. 먼저 보도본부장과 보도부장 교체를 요구하며 2012년 1월 MBC 기자회가 제작거부에 나섰다. 노조 역시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그해 1월 30일 MBC 총파업이 시작됐다. '무한도전'은 물론이고 당시 최고 인기 드라마였던 '해를 품은 달'이 결방하는 등 여파도 만만찮았다.


김재철 사장을 둘러싼 폭로전도 당시 파업과 함께 시작됐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임기 2년간 무려 7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며 카드 내역까지 공개했다. 김사장은 업무 용도로만 썼다고 맞섰다. 여성 무용가 J씨 관련 특혜 의혹, J씨와의 아파트 공동구입 및 투기 의혹이 이어졌다. 그러나 김 사장은 "돈이나 여자 문제는 떳떳하다"며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사측은 강경했다. 사측은 노조와 집행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33억원이던 손해배상 요구 금액은 195억까지 올랐다. 노조 역시 김사장에 대한 소송으로 맞섰다. 2011년 3월 지난 3월 법인카드 7억 원 부정사용에 관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무용가 J씨에 관한 특혜와 관련한 고소,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으로 추가 고소했다.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한 노조의 파업은 기약없이 계속됐다. 1월 시작된 파업은 겨울과 봄을 지나 여름으로 이어졌다. 시청률은 곤두박질쳤다. 노조원들은 6개월간 임금을 받지 못해 대출로 연명하기까지 했다. 결국 노조는 170일간의 파업을 중단하고 지난해 7월 18일 업무에 복귀했다.


파업 중단 이후에도 김 사장의 인사 전횡이 이어졌고, 노조 간부를 비롯해 파업에 참여한 이들을 무더기 징계해 더욱 갈등을 키웠다. 2명의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김재철 사장 추임 이후 MBC에서 해고된 PD와 기자가 11명에 이른다. 이들 중 3명이 복직됐다. 정직 등 징계 처분을 받은 이는 82명이다. 이밖에도 여러 일선 방송 인력들이 업무와 관계없는 보직에 발령받거나 교육 발령을 받아 방송 바깥을 떠돌았다.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MBC 뉴스 시청률은 곤두박질쳤다. 'PD수첩' 등 보도, 시사 부문 신뢰도도 크게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는 지난해 36년만에 뉴스 시간대를 오후 9시에서 8시로 1시간 앞당겼고, 최근에는 8시 뉴스체제를 마무리하는 대대적 개편을 시도했다. 아직 시청률 반등 효과는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노조가 지난해 7월 파업을 중단했을 당시 김재철 사장을 퇴진시키겠다는 여야 합의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이후에도 김 사장은 자리를 보전했다. 이후에도 김 사장이 낙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방송가 안팎에서 떠돌다 그치곤 했다.


대주주 방문진은 그간 3차례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거푸 부결됐다. 2010년 3월 취임 넉달만이던 2010년 7월, MBC 파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3월에 해임안이 상정됐다 부결됐다. 그리고 26일 표결에 부쳐진 4번째 해임안이 표결에 부쳐졌다.


방문진은 MBC가 지난 22일 밤 사내 인트라넷에 지역 계열사 및 자회사 임원인사 내정자 20여명의 명단을 공지한 데 대해 사전협의 없이 인사안을 발표해 방문진의 권한을 무시했다며 지난 23일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상정했다. 야당 측 이사들이 해임안을 발의했던 지난 세 차례 이사회와 달리 이번에는 여당 측 이사들이 해임안 발의에 참여해 가결에 무게가 쏠렸다.


결국 4번째 해임안이 가결됐다. MBC 김재철 사장 시대가 3년만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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