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과천선', 이게 끝이야?..조기종영 여파 다급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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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사진='개과천선' 화면 캡처
사진='개과천선' 화면 캡처


현실을 반영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받던 '개과천선'이 종영했다. 그러나 2회를 줄인 다급한 마무리는 내내 찜찜함을 남겼다.


26일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극본 최희라·연출 박재범 오현종) 마지막 16회가 방송됐다. 김명민이 맡은 주인공 김석주는 차영우 펌과의 2번째 대결에서 결국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방송 막바지 2회가 줄어들어 다급하게 극을 마무리한 기색이 마지막회 내내 역력했다.


백두그룹 진진호 회장(이병준 분)은 외국계 투기자본 골드리치로부터 회사 경영권을 지키고 싶다며 김석주에게 또 차영우 펌을 상대로 한 사건을 의뢰했다. 거절하려던 김석주는 국내 기업들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진진호의 변호를 맡기로 결정, 차영우펌과 2번째 맞대결을 벌였다. 김석주는 차영우(김상주 분)의 갖은 방해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진진호 회장은 지분의 20%를 노조에 넘겼고, 노조는 6개월간 월급을 감봉하면서 회사의 유동성 위기를 막는 상생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디테일의 마무리는 허술했다. 극의 주요 테마인, 김석주란 인간 자체를 180도 바꿔놓은 기억상실 역시 더이상 극의 전개에 쓰이지 못하고 "기억상실을 유용히 쓰고 있다"는 대화를 나눌 때 등장하는 것으로 끝났다. 축소 방송의 폐해가 마지막회에 이르러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례로 김석주는 투기자본의 주식 매입에 자신과 차영우가 모두 관련됐음을 입증하는 옛 녹취를 차영우에게 전달, 은밀한 협박을 했다. 이에 차영우는 김석주가 애초부터 진진호처럼 도와달라 매달렸다 뒤통수를 치는 이들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며 분명 본성이 깨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권변호사 아버지가 낚시를 간 사이 아버지가 도와준 철거민의 행패로 어머니가 다친 적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김석주 스스로 가치가 없는 일에 희생했음을 알아야 한다는 대사가 길고 의미심장하게 이어졌다.


그러나 그에 상응하는 전개는 없었다. 진진호 회장은 예측대로 자신을 도와준 김석주의 공을 무시하고 노조와의 약속까지 깨려 했지만 김석주가 '그 사람 원래 그런 것 몰랐어'라며 무심히 반응하는 것으로 싱겁게 마무리됐다. 그토록 싫어하던 아버지와 낚시를 가는 장면이 트라우마의 해결을 짐작케 할 뿐이었다. 차영우가 창 밖을 바라보며 합법적으로 노조를 탄압하는 방식이 사실인 기억을 잃기 전 김석주가 마련한 것이라고 곱씹는 16부의 마지막 장면은 '이게 끝이란 말인가' 의아할 정도로 뜬금없었다.


'개과천선'은 국내 최고 로펌 차영우펌에서 승승장구하던 동정심 제로 변호사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뒤 돈과 권력을 철저하게 대변했던 옛 자신에게서 벗어나 새로이 태어나는 과정을 다뤘다. 드라마는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태, 2008년 키코 사태, 지난해 동양그룹 회사채 사태 등 사회면을 장식했던 실제 사건을 연상케 하는 에피소드로 사실성과 공감을 더해 왔다. 여기에 김명민과 김상중, 오정세, 채정안, 박민영 등 묵직한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면서 더욱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개과천선'의 마지막회는 벌려놓은 이야기, 매력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정리조차 하지 못한 느낌이 역력했다. 마침 당초 18회로 기획됐던 '개과천선'은 배우들의 스케줄 등 여러 복합적인 사정으로 축소 방영돼 16회로 극을 마무리하게 됐다. 제작사며 방송사 모두 "사전에 합의된 일"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외압에 의한 조기종영 설이 계속해 이어진 터였다. 제대로된 마무리를 하지 못한 '개과천선'의 마지막 16회는 내내 찜찜함으로 남을 것 같다.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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