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즈인더트랩'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제 2회까지 방송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과 화제성 쌍끌이에 성공하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여기에는 원작 인물들과 싱크로율 비교를 무색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도 있지만 이윤정PD의 섬세한 연출이 그 중심에 있다.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극본 김남희 고선희, 연출 이윤정, 이하 '치인트')은 지난 4일 첫 방송됐다. 사실 '치인트'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은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비교하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높였다. 워낙 원작의 인기가 높은 탓이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치인트'는 보기 좋게 그들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던 '치어머니'('치즈인더트랩'과 시어머니의 합성어. 캐스팅부터 웹툰 '치즈인더트랩'의 드라마화를 두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이를 지칭하는 뜻을 가진 말)설득하게 만든 중심에는 이윤정PD가 있었다. 이윤정PD는 현실적이면서도 섬세하게 순간순간의 감정을 포착해내는 연출로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감각이 대중에게 인정받은 것은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부터였다.
남자 행세를 하는 털털한 성격의 은찬(윤은혜 분)과 철부지 부잣집 도련님 한결(공유 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당시 화제를 불러 모으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이 작품을 통해 윤은혜는 이 작품으로 걸그룹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는 데 성공했고, 이선균은 로맨스에 어울리는 배우로 재발견됐다.
이후 그는 MBC에서 '트리플' '골든타임'등을 연출했다. 이후 케이블로 넘어가 tvN '하트 투 하트'를 세상에 내놨다. 첫 케이블 진출작이라는 부담감 때문일까. 안면 홍조증이라는 색다른 소제에도 불구하고 '하트 투 하트'는 줄곧 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최강희가 연기한 차홍도는 여전히 사랑스러웠으나 전작들에 비해 뜨뜻미지근한 드라마는 분명 이윤정PD 이름값에 비해 아쉬웠다.
전작의 실패, 그리고 원작과 비교하며 기대 아닌 기대를 하는 팬들의 시선에 이윤정PD 도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22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워낙 원작이 인기가 많아 기사화도 많이 되고 캐스팅에 관심을 가지셔서 부담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나도 원작의 팬이다. 팬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잘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뚜껑을 연 '치인트'는 기대 이상이었다. 첫회가 3.6%(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더니 2회에는 1.2% 포인트 상승한 4.8%를 기록하며 역대 tvN 월화극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는 쾌거를 올렸다. 단 2회 만에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인기에 '치인트'는 연장설까지 불거졌다. 그러나 tvN 관계자는 "반 사전제작으로 지난해 9월부터 촬영한 '치인트'는 지금 후반부 촬영에 한창이다"며 "총 16부작에 14회까지 대본이 나왔다. 예정대로 1월 중순이면 모든 촬영이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등장 인물들 간 섬세한 감정선과 감각적인 연출은 다시 살아난 듯 보였으며 웹툰 원작 드라마의 기본적인 성공 요인인 각색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다소 생소한 '로맨스릴러'(로맨스+스릴러)를 표방하는 원작의 매력을 손상하지 않고 드라마로 탄생시켰다. 여기에 박해진과 김고은의 케미 뿐만 아니라 서강준, 이성경, 남주혁, 박민지 등 안방극장을 환하게 만드는 청춘 배우들의 활약도 더해졌다.
방송 초반부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고 있는 '치인트'의 흐름이 계속 된다면 이윤정PD의 '커피프린스 1호점'에 이은 제2의 인생작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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