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시민이 던진 커피 병에 맞고 인상을 찌푸렸다. 영화 속 주인공으로 살아온 그가 녹록지 못한 현실을 마주한 모양새다.
유아인은 지난 24일 오후 11시 40분께 구속영장 기각 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섰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유아인의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구속영장 기각 이유로 "범행 증거들은 이미 상당수 확보했으며 피의자(유아인)도 기본적 사실관계 자체는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유아인의 주거가 일정하고 동종 범행 전력이 없다는 걸 감안하면 유아인이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포승줄에 묶여 유치장으로 호송됐던 유아인은 구속영장 기각 후 즉시 석방됐다. 그는 취재진에게 "법원이 내려주신 판단을 존중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카인 투약 혐의에 대해 "언론을 통해 해당 사실을 말하기 어렵다"라며 "남은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는 짧은 질의응답을 마치고 자신의 차량으로 이동하는데 한 시민이 커피가 든 페트병을 던졌다. 페트병은 유아인의 허벅지를 맞고 땅에 떨어졌다. 이에 유아인의 정장 바지는 살짝 얼룩졌으며 유아인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페트병이 날아온 방향을 응시했다.
현재 유아인은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졸피뎀 등 5종의 마약류 불법 투약이 의심되고 있다. 실거주지를 숨겼다는 의혹과 더불어 대마 흡연 당시 진술을 번복했다는 점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알만한 유명인이며 마약 투약 혐의가 처음이라는 점, 그리고 일정 거주지가 있다는 부분이 구속영장을 기각시켰다.
유아인의 마약 혐의가 언급되자마자 영화 '베테랑'(연출 류승완) 속 조태오 역이 언급됐다. '베테랑'은 베테랑 광역수사대와 유아독존 재벌 3세의 대결을 그린다. 유아인은 극 중 재벌 3세 조태오로 분했다. 조태오는 폭행과 마약을 일삼으며 영화 속 최종 빌런의 모습을 보인다. 해당 캐릭터는 "어이가 없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고 그랬어요", "감당할 수 있는 일을 해" 등 명대사를 탄생시켰고, 당시 유아인은 '빌런'의 모습으로 찬사를 받았다.
그런데 조태오가 유아인을 삼킨 걸까. 그는 이후 여러 행보에서 논란이 일었다. 2022 부일영화상에서 유아인은 전종서에게 "난 주인공 하는 것까지 10년이 걸렸다. 근데 이 친구는 시작하자마자 주인공을 해서 지금까지 주인공을 하고 있더라. 그렇게 사는 기분은 어떠냐"라고 물었다. 다소 흥분하고 격양된 태도를 보인 유아인은 끝내 횡설수설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 외에도 다수 시상식이나 행사장에서 불안정한 호흡을 보이는 모습이 포착, 온라인상에선 이를 '부작용이 아니냐'란 의혹을 제기했다.
유아인은 2003년 CF로 데뷔했으며 드라마 '성장드라마 반올림# 1' '최강칠우' '결혼 못하는 남자' '성균관 스캔들' '장옥정, 사랑에 살다' '밀회' '육룡이 나르샤' '시카고 타자기' 등과 영화 '우아한 거짓말' '베테랑' '사도' '좋아해줘' '국가부도의 날' 등에 출연했다.
독보적인 캐릭터로 활발하게 활동한 유아인은 조태오 처럼 남 부러운 것 없는 인생을 살았으나 결국 이번 마약 투약 혐의를 통해 각종 수난을 겪고 있다. 현실판 '조태오'라 불리는 유아인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금, 그가 과연 실형을 살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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