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류호진 PD, 김준호 축복 "가장 너그러운 출연자..형 없었다면 내 30대 진흙탕 됐을 것"[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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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선 기자
류호진 PD /사진=스타뉴스, 에일리 SNS
류호진 PD /사진=스타뉴스, 에일리 SNS

'1박 2일' 전 연출자 류호진 PD가 코미디언 김준호와 김지민의 결혼을 공개적으로 축하했다.


류호진 PD는 14일 자신의 계정에 "준호형은 농담을 잘 하는 사람이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찰리 채플린이다'라는 말을 했을 때, 난 첨엔 그게 그냥 방송상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10년 전 쯤에 '1박2일'에서 서울대학교 도서관을 갔었는데, 형은 거기서 자신의 생일에 일어난 일을 알아내라는 미션을 받았다. 1977년 12월 25일은 형의 (공식적인) 생일이고, 그날은 찰리 채플린이 세상을 떠난 날이었다. 형은 그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는 관정도서관 자료실에서 1977년 12월 25일자 '뉴욕타임즈'의 부고란을 찾아 보여주었다. 그는 그 순간 아주 진지했는데, 그게 방송에 다 담기진 못했던 것 같다. 나는 그 일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라고 김준호와의 일화를 밝혔다.


류 PD는 "형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내가 형을 그렇게 잘 안다고 할 순 없을 것 같지만, (그리고 이런 말을 형에게 한 적도 없지만) 나에게 형은 언제나 가장 재밌는 희극인이고, 가장 너그러운 출연자였다. 어릴 땐 세상 많은 일이 그저 자동적으로 돌아 가는 것 같기도 하고, 극 T인 나로선 '우린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 각자 일을 열심히 하면 된 거 아닌가'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돌이켜 볼 때 형의 그런 관대함과 위트가 없었다면, 나의 30대는 결과적으로 진흙탕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진=(주)아이패밀리에스씨(아이웨딩)

그는 "형의 결혼식장 입구에서 찰리 채플린과 오드리 햅번을 마주쳤는데, 그냥 그게 너무 좋아서,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내가 아는 한 주변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분들이고, 그 사랑의 원인이랄까 힘을... 저 멋진 사진 한장에서 뭉클하게 느껴서였다"라며 "두 분 언제까지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기다림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했으니, 이제 더 좋은 일의 이유가 되는 오늘이 되시길 소망할게요. 늘 감사하고 축하드립니다 형님"이라고 덧붙였다.


김준호 김지민은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2022년 공개 열애를 해 3년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류호진 PD는 2008년 KBS 공채 PD로 입사해 '1박 2일', '우리동네 예체능' 등을 연출했다. 그는 2019년 tvN으로 이적한 후 '수요일은 음악프로', '서울촌놈', '어쩌다 사장', '핸썸가이즈' 등을 선보였다.


/사진=에일리 SNS

류호진 PD 글 전문


준호형은 농담을 잘 하는 사람이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찰리 채플린이다'라는 말을 했을 때, 난 첨엔 그게 그냥 방송상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었다.


10년 전 쯤에 '1박2일'에서 서울대학교 도서관을 갔었는데, 형은 거기서 자신의 생일에 일어난 일을 알아내라는 미션을 받았다. 1977년 12월 25일은 형의 (공식적인) 생일이고, 그날은 찰리 채플린이 세상을 떠난 날이었다. 형은 그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는 관정도서관 자료실에서 1977년 12월 25일자 '뉴욕타임즈'의 부고란을 찾아 보여주었다. 그는 그 순간 아주 진지했는데, 그게 방송에 다 담기진 못했던 것 같다. 나는 그 일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


형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내가 형을 그렇게 잘 안다고 할 순 없을 것 같지만, (그리고 이런 말을 형에게 한 적도 없지만) 나에게 형은 언제나 가장 재밌는 희극인이고, 가장 너그러운 출연자였다. 어릴 땐 세상 많은 일이 그저 자동적으로 돌아 가는 것 같기도 하고, 극 T인 나로선 '우린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 각자 일을 열심히 하면 된 거 아닌가'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돌이켜 볼 때 형의 그런 관대함과 위트가 없었다면, 나의 30대는 결과적으로 진흙탕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형의 결혼식장 입구에서 찰리 채플린과 오드리 햅번을 마주쳤는데, 그냥 그게 너무 좋아서,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내가 아는 한 주변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분들이고, 그 사랑의 원인이랄까 힘을... 저 멋진 사진 한장에서 뭉클하게 느껴서였다.


환대를 아는 사람. 상대를 웃게 하고 싶은 사람. 그런 두 사람이 만난 거라면... 그 이상의 결혼이 있을까. 찰리와 오드리가 만난 날이니까.


형의 찰리 채플린 분장은, 스드메를 맞추며 정한 컨셉이 아니다. 그는 1977년 12월 25일에 태어난 희극인이고, 우리에게 뉴욕타임즈의 부고란을 보여준 사람이다. 그는 가슴깊이 인생의 소명을 갖고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이다. 그리고 인생의 가장 소중한 날에, 그의 상대와 하객에게 그 모습을 보여 준 것이다. 나는 1200명 중 한 사람으로 결혼식에 참석했지만, 오롯한 환대와 장래의 이야길 형에게서 들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두 분 언제까지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기다림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했으니, 이제 더 좋은 일의 이유가 되는 오늘이 되시길 소망할게요. 늘 감사하고 축하드립니다 형님.


덧붙인 글. 형은 1975년생이네요. 도서관에서의 이야기가 기억이 윤색되면서 착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준호형이 태현이형프콘이형 보다 어릴 수가 없음;; 하지만 그럼에도, 준호형이 저의 찰리임은 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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