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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임수정의 '악역' 욕망.."'나는 어쩔 수 없이 배우를 해야 하는구나' 싶었죠"[★FULL인터뷰]

발행:
한해선 기자
사진

"제가 20대, 30대 때 영화 작업을 하면서 인터뷰를 할 때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악역을 하고 싶어요'라고 했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번외의 즐거움을 느꼈어요. '나는 어쩔 수 없이 배우를 해야 하는구나' 싶었죠."


'미안하다, 사랑한다' 때의 여리고 청순했던 배우 임수정은 잠시 잊어라. 임수정이 이번엔 악한 새 얼굴을 갈아끼웠다. 무려 데뷔 20여년 만이다. 디즈니+ '파인: 촌뜨기들'(이하 '파인')을 보면 맑은 임수정도 이렇게 독하고 진해질 수 있구나! 무릎을 탁 치게 된다.


'파인'은 1977년, 바다 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근면성실 생계형 촌뜨기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 시리즈 '카지노', 영화 '범죄도시' 등을 연출한 강윤성 감독과 웹툰 '내부자들',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파인'에는 류승룡, 양세종, 임수정, 김의성, 김성오, 홍기준, 장광, 김종수, 우현, 이동휘, 정윤호(동방신기 유노윤호), 임형준, 이상진, 김민 등이 출연했다. 임수정은 극 중 돈 굴릴 줄 아는 흥백산업 안주인 양정숙 역을 맡았다.


'파인'은 7월 16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총 11개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파인'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모든 시리즈가 나왔다.


▶계속 1위를 했다고 해서 기분이 좋고, 작품 자체에 대해 좋은 평을 해주신 것 같아서 좋았다. 참여한 배우들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좋은 평을 해주시고 제 캐릭터에도 흥미와 공감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양정숙 캐릭터는 어떻게 연기하려고 했는지.


▶일단 원작을 봐 달라고 하셔서 원작을 먼저 봤다. 원작 속의 양정숙은 본성적으로 악독하고 기회주의자고 영리하고 악독하더라. 제가 지금까지 해온 캐릭터들과는 확실히 결이 달라서 감독님께 '저에게 어떻게 이 캐릭터를 제안 주셨냐'고 물었다. 감독님이 해석한 양정숙은 거친 남자들에게 지지않는 카리스마를 갖고 있고 논리적인 언변을 갖고 휘어잡고 전략적인 똑똑한 여성이었다. 그 말을 듣고 저도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촬영 땐 감독님이 '눈이 너무 착하다'고도 했다.(웃음)


-양정숙과 실제 자신의 결과 비슷했던 부분은?


▶화려한 언변?(웃음) 단박에 드러나는 카리스마는 아니지만 제가 포스를 양정숙화하면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다. 양정숙이 내뱉는 모든 대사가 좋았던 것 같다. 원작의 대사를 저희가 많이 썼는데, 3부에서 '안아줘', '사랑해줘 평범하게'라는 대사가 있었다. 목포에 양정숙이 내려가서 거친 남자들 사이에서 화려한 언변으로 전략을 세우는데, 양정숙의 대사를 그대로 잘 전달하려고 했다. 이미 나온 이 대사를 제가 잘 소화만 해도 보는 분들에게 설득을 줄 수 있겠다 싶었다.


-정숙에게 희동(양세종 분)은 어떤 존재였던 걸까.


▶감독님이 각색하면서는 양정숙이 돈을 좋아하고 성공하려고 하지만 사랑에서만큼은 서툰 면모를 보여주고 싶어했다. 양정숙 인생에서 희동은 다른 결의 남자였던 거다. 감독님께서 정숙과 희동은 부부사이의 정이 있다고 하셨다. 두 사람이 의상실 밀실에서 함께한 모습을 보여주고 그 이후엔 같이 있는 모습이 잘 없었는데, 마지막쯤에 희동이 선자(김민 분)를 구출하기 위해 정숙에게 1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한다. 그때 정숙은 '그냥 가져'라며 희동을 뒤에서 안는데 그게 두 사람을 잘 표현한 거라 생각했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캐릭터를 연기하며 재미를 느꼈을 것 같다.


▶제가 20대, 30대 때 영화 작업을 하면서 인터뷰를 할 때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제가 '악역을 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그런데 여성 배우에게 그런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많지 않다. 그래서 '파인' 제안이 왔을 때 너무 기뻤다. 촬영하는 모든 순간이 너무 재미있었다. 제가 즐겁게 연기하니 보는 분들도 재미있을 것 같더라. 매번 캐릭터를 연구할 때 고민하는 지점이 발견되고 해결해야 하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번외의 즐거움을 느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배우를 해야 하는구나' 싶었다.



-캐릭터 변신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다행히 저의 이번 도전을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확장된 캐릭터를 기대해 주시더라.


-이번 캐릭터에 대한 반응을 찾아봤는지.


▶반응들이 너무 감사했다. '파인' 양정숙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여기에 참여한 베테랑 배우들과 조화가 잘 이뤄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선배님, 동료, 후배분들과 더 자주 보고 싶었는데 서울 팀, 목포 팀 나눠져서 촬영해서 만나는 장면이 많진 않았다. 촬영하면서 목포 팀 소식을 들으면 류승룡 선배님의 따뜻한 리더십으로 현장이 따뜻해진다는 게 느껴졌는데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다.


-임수정만의 친화력을 높일 때 쓰는 방법은?


▶커트 중간 중간에 대화를 나누려고 하는 편이다.


-류승룡은 현장에서 어떤 느낌이었나.


▶따뜻한 분이시고 모든 구성원을 챙기시고 팀워크를 잘 만들려고 해주셨다. 선배님과 만나는 장면이 많지 않았는데 신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려고 했다. 제가 뒷부분에 소리지르는 장면을 찍을 때 선배님이 놀랐다고 하시던데 연기를 열심히 한 부분에 대해 칭찬해 주시는 것 같았다. 선배님이 정숙이에 대해 '여배우라면 한번쯤 탐날 캐릭터다'라며 응원해 주셨다.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 싶었다.


-양정숙 캐릭터에 대한 레퍼런스가 있었는지.


▶처음엔 서울사투리를 쓰려고 의도한 건 아니었다. 김지운 감독님 영화 '거미집'을 전작으로 했는데 그때 배경이 1970년대였다. 그때 흑백영화를 찍은 배우 역이어서 70년대 대사 톤을 한 적이 있다. 그때 했던 억양이 자연스럽게 이번 정숙에 묻어난 것 같다.



-후반부에 정숙이 소리지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비하인드가 있다면?


▶그때는 제가 양정숙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돼 있었다. 제가 그때는 촬영장에서 걷는 것도 정숙이처럼 됐다고 하더라. 정숙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던졌는데 그게 이뤄지지 못하고 무너진 것에 대해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정숙을 연기하며 성격의 변화도 생겼는지. 실제로 좀 더 외향적인 성격이 됐을까.


▶양정숙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아주 많진 않았다. 활발하거나 사람을 쉽게 믿어서 친구가 많거나 하진 않다. 작년 3월부터 가을까지 촬영해서 (지금 바뀐 성격적인 부분은 없다).


-정숙과 희동(양세종 분)의 관계 장면은 어떻게 그려졌나.


▶'화양연화'처럼 촬영장의 온도와 습도, 분위기로 압도됐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밀실과 조명도 그런 느낌으로 연출이 돼 있었다. 원작은 정숙이 희동을 희롱하는 더 센 표현이 있었다.


-양정숙 캐릭터를 연기한 숏츠가 여럿 나왔다.


▶양정숙 숏츠 얘길 들었다. 캐릭터가 흥미로워서 그런가 보다 싶었다.(웃음)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정숙을 통해 사자머리 등 외형적인 변화도 보여줬는데.


▶헤어, 의상도 그렇고 기존에 제가 가진 눈썹의 각도보다 더 날카로운 메이크업을 했다.


-악역을 해보고 싶은 소원은 이번 양정숙 역을 하면서 이룬 듯하다. 앞으로 또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또 다른 결의 악역도 해보고 싶다. 연기적으로 확장되고 싶다. 서늘한 악역을 해보고 싶다. 정숙은 얼핏 보면 어리숙하고 귀여운 면도 있었다. 그래서 연민을 가지는 반응도 있더라. 다음엔 그런 느낌도 안 드는 악역을 해보고 싶다.


-대표작 '미안하다 사랑한다' 같은 클래식한 작품을 또 해보고 싶진 않나.


▶너무 감사하게 '미안하다 사랑한다' 방영 20주년으로 웨이브에서 특별판으로 올해 리마스터링해서 나왔다. 다행히 '지구오락실'에서 그 드라마를 몰입해서 시청해 주셔서 고맙게도 MZ 시청자가 생겼다. '미사 폐인'이 당시에 있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본 분들도 생겼더라. '파인'에서는 제가 반전의 연기를 했는데 20년 동안 임수정 배우가 성장했구나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저는 제 작품을 다시 보면 부족한 면만 보여서 잘 안 보는 편이다. 다시 돌아가서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한다면 더 잘 연기할 것 같다.


-동안 배우의 대표주자다.


▶그렇게 얘기해 주시면 감사하다.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동안을 유지해야겠단 부담감이 있진 않나.


▶자연스럽게 시간에 맡기는 것 같다. 여성 배우들이 하는 관리 저도 한다. 피부과 가고 운동하고 PT 일주일에 2, 3번씩 한다. 저희 부모님도 동안의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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