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대리 용서'·무단침입엔 '병간호'..'우주메리미'라 쓰고 '범죄 미화'로 읽는다 [김나라의 적나라]

발행:
수정:
김나라 기자
/사진=SBS '우주메리미'
/사진=SBS '우주메리미'
'우주메리미' 6회 중

아무리 달콤한 '우주메리미'라 해도, 무적이 될 순 없다. 잘 나가는 '우주메리미'가 불법촬영에 무단침입 등 범죄를 미화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앞서 25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우주메리미'(극본 이하나/연출 송현욱·황인혁) 6회에선 범죄를 가볍게 넘기는 장면이 연이어 그려졌다.


'우주메리미' 제작진은 서브 남자주인공 백상현(배나라 분)의 매력을 끌어올려, 가정의학과 전문의 윤진경(신슬기 분)과의 러브라인을 점화시키기 위한 매개체로 경악스럽게도 '불법촬영' 소재를 갖다 붙였다.


윤진경, 백상현이 같은 러닝 동호회로서 러닝 중 난데없이 한 여성 회원이 기절한 것도 작위적인데. 나아가 제작진은 진경이 심폐소생술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그의 가슴라인을 노출시키고, 지나가는 행인이 이를 '불법촬영'하는 뜬금포 스토리를 펼쳤다.


결국 이는 순전히 백상현의 '멋짐'을 보여주기 위한 '빌드업'이었다는 점에서 황당함을 더했다. 백상현이 이내 '불법촬영' 범인을 잡고, 이 모습을 '피해자' 윤진경이 흐뭇하게 바라보며 보답으로 술을 사겠다는 전개로 튄 것이다. '불법촬영' 범죄자를 법으로 응징하기보다 되려 피해자에게 "좀 가려라"라고 잘못된 인식을 버젓이 보여준 것도 모자라, '대리 용서'라는 처참한 의식 수준을 드러낸 '우주메리미'. 백상현의 입에선 범죄자를 향해 "니들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서 그냥 봐주는데, 다음엔 얄짤없다"라는 두 귀를 의심케 하는 시대착오적 대사가 흘렀다. 백상현은 물론, 윤진경이 '대리 용서'를 멀뚱히 지켜본 만큼 두 인물의 서사가 깊어지긴커녕 캐릭터 붕괴가 이뤄진 순간이었다.

메리 집에 무단침입을 시도하는 전 약혼자 김우주

뿐만 아니라 '우주메리미' 제작진은 주인공 김우주(최우식 분)가 유메리(정소민 분)를 향한 마음을 각성하는 과정에서도 범죄 소재로 퉁치는 무성의한 만듦새를 내놨다.


여기에선 메리의 전 약혼자 김우주(서범준 분)가 주인공들의 멜로를 위해 철저히 기능적으로 소비되며 어김없이 '비호감' 역할로 전락한다. 전 김우주는 뿌리치며 돌아서는 메리의 손목을 강압적으로 잡는가 하면, 메리 집 현관문이 닫히는 순간 문고리를 확 잡고 들어가 '무단침입' 시도에 성공했다. 이때 전 김우주는 쫓아내려는 메리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는데. 전 김우주의 이 섬뜩한 행동이 쏘아 올린 전개가 메리의 병간호, 주인공 김우주의 질투, 곧 주인공 김우주의 사랑 고백으로 이어지니 어찌 시청자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있을까.


고심의 흔적 없이 빈약한 시나리오의 허점을 극단적인 범죄 소재로 때우려는 안일함이 결국 지금의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아무리 가벼운 로코(로맨틱 코미디) 장르라고는 하나, '무단침입'한 전 약혼자를 병간호해 주는 메리, '불법촬영' 피해를 입었음에도 '대리 용서'를 손 놓고 지켜보는 의사 진경 캐릭터에 어느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 싶다.


또한 SBS 측은 공식 SNS 계정에 관련 클립 영상 제목으로 '신슬기 도촬 한 금수저 몰카범, 배나라의 시원한 참교육'·'정소민 집에 무단침입해서 제대로 행패 부리는 서범준' 등을 표기, 조회 수를 위한 자극에만 혈안이 되어 '우주메리미'가 간과한 범죄의 중대성에 쐐기를 박았다. 뒤늦게 논란을 의식하곤 불법촬영 내용 관련 클립 영상들을 슬쩍 삭제한 SBS다.


이처럼 부족한 성인지 감수성으로 시청률 7% 돌파 흥행 열기에 산통을 깬 '우주메리미' 제작진. 이제 전환점을 돈 가운데, 남은 6부에선 과연 개연성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에게 만회의 한 방을 선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우주메리미' 7회는 오는 31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대환장 코미디 영화 '퍼스트라이드' VIP 시사회
정려원-이정은 '하얀 차 타고 돌아왔어요'
템페스트, 빛나는 마음이 모두에게 전해지길
'누난 내게 여자야' 화이팅!

인기 급상승

핫이슈

연예

'가짜' 이이경·이정재..연예계에 분 'AI 범죄' 경계령

이슈 보러가기
스포츠

'가을야구 현장' LG- 한화, 한국시리즈 격돌

이슈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