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축구대표팀의 '주장' 조슈아 키미히(31·바이에른 뮌헨)가 충격적인 조기 탈락 속에서도 리더로서의 품격을 보여주며 패배의 책임을 온전히 선수단, 자신들에게 돌렸다.
독일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충격적인 탈락을 맞이했다.
전반 42분 훌리오 엔시소(스트라스부르)에게 선제골을 헌납하며 0-1로 끌려간 독일은 후반 9분 카이 하베르츠(아스널)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으나, 연장 포함 120분 혈투 끝에 돌입한 승부차기서 파라과이 골키퍼 오를란도 힐의 선방에 막혀 3-4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무려 12년 만에 조별예선을 통과해 월드컵 토너먼트에 진출했던 독일은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토너먼트 승부차기 패배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고개를 숙인 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주장의 입에선 변명 대신 뼈아픈 자책이 먼저 나왔다.
유럽 축구 이적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키미히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그라운드 위에서 경기를 망친 건 다름 아닌 우리 선수들"이라며 "패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통감한다"고 무겁게 입을 뗐다.
이어 그는 수많은 핑계들을 단호하게 차단했다. 키미히는 "전술을 짠 감독의 탓도 아니고, 흔들어댄 언론의 탓도 아니다. 그렇다고 심판 판정이나 상대 팀 때문에 진 것도 아니다"라며 "그저 우리 선수들이 못했을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탈락할 때마다 외부 요인이나 판정 시비로 책임을 회피하려던 일부 스타 선수들의 행태와는 완전히 대조되는 '정면 돌파'였다. 비록 경기 결과는 참패였지만, 팀의 리더로서 모든 비난의 화살을 스스로 맞서겠다는 묵직한 책임감이 묻어나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독일 대표팀은 이번 탈락으로 커다란 기술적·전술적 과제를 떠안게 됐지만, 역설적이게도 키미히라는 진정한 리더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핑계 없는 무덤에서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 캡틴의 '품격' 있는 인터뷰는 패배감에 젖은 독일 축구 팬들에게 그나마 작은 위안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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