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조별리그 통과를 이끌었던 모리야스 하지메(58) 감독이 일본축구협회로부터 단 1년 계약 연장을 제안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8년 간 일본 축구대표팀을 지휘하며 두 대회 연속 월드컵 조별리그 통과를 이끌었지만,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만 더 지휘한 뒤 사실상 떠나라는 의미다.
스포니치아넥스·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2일 일본축구협회가 모리야스 감독과 계약 연장을 추진하지만, 제안할 계약 기간은 1년 단기 계약이 될 거라고 일제히 전했다. 이미 일본축구협회가 모리야스 감독 측에게 물밑 제안까지 한 것으로도 알려진 상태다. 모리야스 감독이 귀국길에 오른 뒤에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가능성이 크다.
당초 2030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월드컵까지 4년 더 동행하면서 무려 12년 장기 집권 체제를 유지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는 점을 돌아보면, 1년 계약 제안설은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실제 일본의 32강 진출이 확정된 지난달 말만 해도 현지 매체들은 일본축구협회가 모리야스 감독의 4년 재계약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했다. 주니치스포츠는 "일본축구협회는 모리야스 감독 지도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만약 양측 의사가 일치한다면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3회 연속, 무려 12년에 이르는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고 조명했다.

그러나 일본이 대회 32강에서 탈락한 뒤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당초 '우승'을 목표로 나섰던 대회라는 점에서 일본축구 입장에선 조기 탈락이었다. 다만 당시 일본이 넘지 못한 32강 상대는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에도 선제 득점까지 넣었다가, 경기 막판 역전 결승골을 허용하며 눈물의 패배를 당했다. 그런데 상대가 브라질이었는데도 월드컵 32강에서 탈락했다는 이유로 모리야스 감독을 둘러싼 기류가 크게 바뀐 셈이다.
모리야스 감독은 지난 2018년 부임한 뒤 8년째 일본축구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엔 조별리그에서 스페인과 독일을,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는 브라질과 잉글랜드를 각각 꺾었다. 대회 전부터 유력한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았던 이유이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일본축구협회는 모리야스 감독에게 단기 계약을 제안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다.
일본축구협회가 결별이 아닌 단기 계약을 추진하는 건, 내년 1월 사우디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서다. 일본은 2011년 대회 정상 이후 3개 대회 연속 우승 도전에 실패해 아시안컵 우승 갈망이 크다. 반년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현 전력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큰데, 모리야스 감독이 1년 더 지휘봉을 잡아 대표팀을 이끌면 그만큼 우승 가능성이 클 거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구체적인 협상이 필요하겠지만, 만약 아시안컵 우승 목표를 달성할 경우 2030년 월드컵까지 임기가 보장되는 형태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두 차례 월드컵 무대와 8년의 여정 동안 지도력을 증명한 모리야스 감독 입장에선 '조건부 재계약'은 그 자체로도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미 차기 A대표팀 사령탑으로 오이와 고(54) 일본 U21 대표팀 감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 역시 모리야스 감독 입장에선 불편할 수밖에 없다. 오이와 감독은 올해 아시안게임과 내년 LA 올림픽 예선을 준비하고 있는데, 현지에선 시기의 문제일 뿐 오이와 감독이 결국은 A대표팀과 U21 대표팀을 모두 지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우선 모리야스 감독과 1년 계약을 체결하고, 그 이후 오이와 U21 대표팀 감독에게 A대표팀 지휘봉을 넘기는 게 일본축구협회가 그리는 구상"이라며 "내년까지는 오이와 감독이 올림픽 예선에만 집중하도록 하고, 2028년부터 A대표팀 감독을 맡기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오이와 감독이 지난 2024 파리 올림픽 대표팀도 지휘한 바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어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모리야스 감독 역시 과거 일본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지휘하다 이후 A대표팀을 겸임했고, 나중에 U23 대표팀 겸임 대신 A대표팀 감독직에 집중한 바 있다. 오이와 감독에게 A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겠다는 일본축구협회의 현 구상과 동일한 루트를 거쳤다. 스포니치아넥스는 "현재로선 모리야스 감독의 재계약 수용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만약 재계약 제안을 수용하지 않고 결별할 경우, 일본축구협회는 곧바로 오이와 감독에게 A대표팀 지휘봉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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