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자니까 당연히 연기에 욕심이 나죠. 하지만 20여년 간 연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이 작품 꼭 보세요'라고 남들에게 말 할 만큼 '지금도 마로니에는' 등 EBS 문화사시리즈에 출연하게 된 게 자랑스러워요."
1편 드라마 '명동백작', 2편 다큐멘터리 '100인의 증언, 60년대 문화를 말한다'에 이어 오는 22일 첫 방송되는 EBS 문화사시리즈 3편 드라마 '지금도 마로니에는'(극본 정하연·연출 이창용)에서도 해설을 맡게 된 탤런트 정보석. 그는 이 시리즈와의 잇단 인연에 대해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화사시리즈는 EBS가 해방 이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할 만한 문화·예술인들의 삶을 집중 조명한다는 취지로 제작하고 있다. 3편 '지금도 마로니에는'은 60년대 대학가를 중심으로 활동한 시인 김지하, 소설가 김승옥과 정치문화의 기수 김중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
정보석은 이 드라마의 주축인 김지하, 김승옥, 김중태 중 어느 한 배역도 맡지 않았다. 김지하는 이병욱, 김승옥은 한범희, 김중태는 최철호가 각각 맡았다. 정보석의 역할은 해설자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 대한 애착은 어느 누구 못지 않다. 이 시리즈와의 인연도 그렇지만 그동안 책을 통해 객관적, 피상적으로 접했던 인물들을 드라마를 통해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보석은 "내가 그 시대에 살면서 함께 부대꼈으면 그냥 흘려보냈을 만한 일들도 지켜보는 입장에서 다 집고 넘어갈 수 있어 만족한다. 또 시대의 연결성과 극중 리얼리티를 위해 매 작품마다 출연진을 전면 교체하고 있어 해설자가 아니었으면 이 시리즈와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족감이 큰 만큼 극의 중심에서 비켜나 있는 해설자의 입장이지만 정보석의 열정은 두드러진다. 극중 상황과 감정을 해설에 녹여넣으려고 할 뿐 아니라 1편 '명동백작'에서 해설자의 위치를 등장인물들과 동시대에 맞췄기 때문에 시대가 흐른 2·3편에서는 선배가 후배들에게 이야기하는 감정으로 해설을 하는 등 변화를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또 하나, 이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정보석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이 있다. 현재 수원여자대학 예술디자인학부 연기영상과 교수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문화사시리즈'에 출연하고 나서 유식해졌다는 소리도 많이 들어요. 학교 다닐 때 현대문화사 1·2학기 강의를 들은 것보다 얻는 게 많은 것 같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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