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공화국' 제작진에 "올바른 역사인식 심어주는데 일조" 감사

"군인이 국민들의 가슴에 총질을 해대는 것에 침묵해야 했는가에 참담함과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자신을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 군인이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이 MBC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극본 유정수·연출 임태우)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태를 방관했던 데 대한 참회와 드라마 제작진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자신을 1970~1981년까지 군인으로 복무했으며 5·18 당시 전방 전차부대에서 인사과장(참모)으로 근무했다고 밝힌 이 네티즌은 "당시 군인이어서 제5공화국의 태동부터 알고있었기에 어느 정도 의견을 적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쓴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전두환과 하나회 중심의 추종자들이 12·12의 위세를 몰아 정치에 개입하려는 음모로 전국에 계엄령을 공포하자 그 전까지 전국적으로 민주화를 부르짖던 세력들은 위축돼 갔는데 광주에서는 (민주화 운동이) 더욱 강렬해졌다"고 적었다.
이와 함께 "전경들로 데모를 진압하던 전두환 그룹은 만만한 김대중씨와 김상현씨를 구속해 놓고 광주에 근거를 둔 그들에게 치명타를 주고 자신들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전경을 철수시키고 군인들을 투입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특수훈련을 받은 공수부대원들이 시민들과 접촉하면서 과잉진압이 벌어졌고 피를 본 시민들은 자위권 차원에서 무기를 소지했다. 그러나 발포는 군인들에 의해 저질러졌고 군인들의 만행은 신군부의 우두머리들로부터 암묵적인 비호를 받으며 무자비하게 벌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 때 언론들은 철저하게 통제돼 그들(신군부)이 주는 정보만으로 광주시민들을 폭도, 빨갱이로 몰아왔다"며 "나도 같은 군인 신분으로 있었으나 그런 불행한 일을 막지 못하고 방관만 한 것에 대한 자책감과 부끄러움을 느껴 이 글을 쓴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군인으로서 어찌 명령에 불복할 수 있었겠느냐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진압참가자, 군간부 출신들에게 진정으로 운명을 달리하신 영령들과 그 가족, 속앓이를 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라고 하고 싶다"고 밝힌 후 "젊은 세대들에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는데 일조하는 드라마 제작팀에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드라마 '제5공화국' 중 5·18 광주민중항쟁의 한 장면(사진출처=MBC 홈페이지)>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